늘어만 가는 개인파산선고에 대한 해법
늘어만 가는 개인파산선고에 대한 해법
  • 영광21
  • 승인 2006.08.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즘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하다보면 파산선고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는다. 파산이란 도산과 같은 말로써 국어사전에 따르면 '뿔뿔이 도망쳐 흩어지다'라는 뜻이다. 파산선고는 '파산 법원이 신청에 따라서 개인의 파산 원인을 인증하고 그에게 파산의 결정을 내리는 선고'를 의미한다.

스스로 자신을 포기한 파산은 신용사회라 불리는 현대사회에서는 어찌보면 사형선고에 해당한다. 이런 파산을 법원에 신청한 사람이 지난 6월말 현재 5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파산을 신청한 사람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6배나 늘어난 수치여서 우리 사회의 어려운 경제사정을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잠재적 파산자도 무려 백만여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이다.

게다가 여성들의 파산 신청건수도 급증추세라고 하니 더욱 걱정이다.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법원에 접수된 파산신청 건수가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여성이 절반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 책임을 단지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우리 사회는 IMF 이후 절약을 미덕으로 알고 '금 모으기'까지 하면서 그 어려운 시절을 대체적으로 잘 극복했다. 그런 뒤에 정부의 신용카드 정책이 급속히 완화되고 금융기관은 서로 앞을 다퉈 가계대출 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다. 공식적으로 고금리를 허락받아 날개를 단 대부업마저 기승을 부린 나머지 지금의 심각한 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카드업계는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길거리에서까지 회원을 모집하며 경제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선심 쓰듯 신용카드를 발행했다. 당연히 국민들의 씀씀이는 헤퍼졌고 소비에 의지한 경기는 잠시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윗턱 빼서 아래턱 막는다'고 우선 급한대로 이 카드 저 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았던 사람들은 결국 밤낮없는 빚잔치에 시달려 가정파탄이란 벼랑에 서고 말았다.

문제가 여기에 이르자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 가운데 하나가 개인파산 면책제도이다. 개인의 파산을 법적으로 인정해 책임을 면해준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사람들은 빚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는 반가운 마음에 법률비용과 시간이 들지언정 개인파산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원의 파산면책 선고를 받아 경제력이 회복되더라도 금융권과의 관계까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금융기관을 통한 신용대출은 무려 7년 동안이나 발이 묶이게 되고 자녀를 위해 보험을 들려고 해도 가입 자체가 안된다. 또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는 것도 자격제한에 걸려서 정상적인 경제생활과 재기가 아주 어렵게 되는 셈이다.

파산선고자가 되면 위와 같은 상황이 된다는 교육과정이 전혀 없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선고를 받은 후에 자신이 겪게 될 숱한 시련을 미리 알려준다거나 향후 신용거래에서 보다 유리한 개인 회생제도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배려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점점 늘어만 가는 개인파산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보다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개인의 경제적 재기를 돕는 궁극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지혜를 총동원하여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