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시설 확대·보강으로 집중호우 미리 대비하자
수리시설 확대·보강으로 집중호우 미리 대비하자
  • 영광21
  • 승인 2006.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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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토의 70%는 경사가 가파른 임야로 구성돼 있어 비가 오면 물은 하류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흐른다. 강우량은 여름철에 집중돼 있고, 하천의 최소 유량과 최대 유량의 차이는 100배에 이른다.

특히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사상최대의 강우량 기록을 경신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제 한반도의 여름철 집중호우는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니며 매년 반복되는 일상적인 재해가 된 지 오래다.

2002년 태풍 루사는 강릉지역에 하루 877㎜의 기록적인 폭우를 뿌렸다. 2003년 태풍 매미도 이에 못지 않은 폭우를 동반했다. 2006년 7월 장마는 전국에 평균 620㎜가 넘는 비를 뿌려 장마 관측이래 사상 최악의 장마로 기록됐다.

집중호우는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1998년 이전까지 118.7㎜였지만 2000년대 들어 계속 높아지면서 2002년에는 160㎜를 기록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기상이변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리시설을 확대하고 보강해야 한다. 또 수리시설의 설치시 설계기준 빈도를 예를 들면 10∼20년 빈도를 50∼100년 빈도로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해예방에 대한 예산투자문제다.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매년 홍수로 물난리를 겪는 상습 수해지역은 전국적으로 719곳에 이른다. 이중 22.8%인 164곳만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다.

재해위험지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몇 년간 예산을 투입해 배수 펌프장을 증설하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 방재사업을 벌인다. 그런데 현재의 예산 규모로는 70년이 지나야 상습수해지역에 대한 방재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농업용 수리시설인 저수지는 대부분이 일제시대 때 설치된 노후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침체와 동반해 수리시설 보수예산이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올해에는 중부나 영남지방에 비해 우리 호남지방에는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요행을 바랄 것인가?

치수용 수리시설의 설치 및 보강에 필요한 예산이 확대돼 노후시설을 집중호우에 대비한 시설로 보강함으로써 집중호우는 있지만 재해는 없도록 하여야 한다. 유비무환! 국지성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누를 범하지 말자.

고종만 한국농촌공사 영광지사 농지은행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