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사상최대의 강우량 기록을 경신하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제 한반도의 여름철 집중호우는 더 이상 기상이변이 아니며 매년 반복되는 일상적인 재해가 된 지 오래다.
2002년 태풍 루사는 강릉지역에 하루 877㎜의 기록적인 폭우를 뿌렸다. 2003년 태풍 매미도 이에 못지 않은 폭우를 동반했다. 2006년 7월 장마는 전국에 평균 620㎜가 넘는 비를 뿌려 장마 관측이래 사상 최악의 장마로 기록됐다.
집중호우는 앞으로 더 심해질 전망이다.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시간당 최고 강수량은 1998년 이전까지 118.7㎜였지만 2000년대 들어 계속 높아지면서 2002년에는 160㎜를 기록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기상이변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리시설을 확대하고 보강해야 한다. 또 수리시설의 설치시 설계기준 빈도를 예를 들면 10∼20년 빈도를 50∼100년 빈도로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해예방에 대한 예산투자문제다. 국립방재연구소에 따르면 매년 홍수로 물난리를 겪는 상습 수해지역은 전국적으로 719곳에 이른다. 이중 22.8%인 164곳만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다.
재해위험지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몇 년간 예산을 투입해 배수 펌프장을 증설하고 하천을 정비하는 등 방재사업을 벌인다. 그런데 현재의 예산 규모로는 70년이 지나야 상습수해지역에 대한 방재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다.
또한 농업용 수리시설인 저수지는 대부분이 일제시대 때 설치된 노후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침체와 동반해 수리시설 보수예산이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올해에는 중부나 영남지방에 비해 우리 호남지방에는 피해가 적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요행을 바랄 것인가?
치수용 수리시설의 설치 및 보강에 필요한 예산이 확대돼 노후시설을 집중호우에 대비한 시설로 보강함으로써 집중호우는 있지만 재해는 없도록 하여야 한다. 유비무환! 국지성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누를 범하지 말자.
고종만 한국농촌공사 영광지사 농지은행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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