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도 전복 이제 삶이자 꿈입니다."
"안마도 전복 이제 삶이자 꿈입니다."
  • 영광21
  • 승인 2006.08.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복생산·유통 / 수 김성태씨 형제<낙월>
앞서가는 수산인 17

2시간30분 뱃길 끝자락에 위치한 안마도. 하루 한번뿐인 교통편이 웅변하듯 생활살이에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을 기회로 만들어 꿈을 채워가는 형제가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김성수(35), 김성태(33)씨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지리적 여건은 오히려 안마도를 청정해역으로, 전복먹이인 해조류가 다량 서식할 수 있는 한해성 수역으로 만들어줘 안마도는 서해안에서 몇 안돼는 자연산 전복이 서식하는 곳이다.

이곳 안마도에서 김성수씨는 5년째 전복양식을 하고 있으며 김성태씨는 2005년 영광읍버스터미널 부근에 매장을 열고 전복판매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김성수씨의 하루 일과는 집과 멀리 떨어진 육상수조식 전복양식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복의 상태, 양식장 이상 유무 등을 파악한 뒤 또 급하게 배를 타고 가두리양식장으로 향한다. "전복 등에 붙어있는 것이 굴딱지입니다.

이걸 제때 제거해 주지 않으면 전복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며 손이 많이 가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안마도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치고 섬을 떠나왔다. 서울살이는 어릴 적 섬 추억의 여유마저도 허용치 않았지만 어느새 더 큰 그리움으로 되돌아 오곤했다. 그러던 중 전화수화기 너머로 전복양식을 해보시겠다던 아버지의 말씀에 그 길로 묵묵히 가방을 싸메고 다시 안마도로 내려온 그였다. 하지만 전복양식은 젊은 그에게도 녹록치 않았다.

"거대 태풍으로 애써키운 전복을 한순간에 모두 잃어버린 적도 있다. 급한 일 때문에 육지에 나가도 마음만은 결코 양식장을 떠날 수 없다"며 작은 한숨을 내뱉곤 이내 전복 먹이용으로 키우고 있는 미역·다시마양식장으로 뱃머리를 돌렸다.

전복을 상품화하기까지 보통 3~4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안마도는 전복양식 주산지인 완도에 비해 연중 적정성장 수온기간이 짧아 약 1년 정도 성장률이 더디다. "완도 전복과 가격경쟁을 벌인다면 당해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안마도 전복은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좋아 전복을 아시는 분들은 꼭 다시 찾지요"라며 진지한 설명속에 안마도 전복에 대한 자부심이 배어나는 김성태씨, "온가족이 매달려 5년째 애써 키운 전복의 판로가 마땅치 않아 전복 매장을 시작했다"는 그는 중국에서 보석가공 기술지도를 해오다 가족들의 어려움을 져버릴 수 없어 전복유통에 뛰어들었다.

그런 그에게 수산물 유통은 생소했지만 열심히 뛴 노력이 이제 조금씩 은을 내기 시작한단다. "처음엔 참 막막했다. 하지만 안마도 전복의 뛰어난 맛과 거짓없고 끈질긴 영업활동이 고객들을 다시 찾게 했다"며 큼직한 전복을 꺼내 보여준다.

양식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가격이 절반이하로 떨어졌다. 4년 넘게 키운 전복에 경제적 잣대를 들이대면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상황논리에 밀려 주저 않을 순 없다. 어느덧 두 형제에게 전복은 삶이자 꿈이기 때문이다.

"한국제일의 맛의 안마도 전복을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광훈 객원기자 mindlre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