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님! 다음에 꼭 우리마을에 다시 오셔야 되요”
“소장님! 다음에 꼭 우리마을에 다시 오셔야 되요”
  • 박은정
  • 승인 2006.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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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이웃이야기 - 군남면 반안리 정옥자 전보건소장
군남면 반안리 마을회관에 맛있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마당 한켠에서 돼지머리를 삶는 구수한 냄새가 시골의 인심을 대신하며 풍요로움과 정겨움이 넘치고 있는 이곳.

오늘이 마을의 잔칫날? 지난달 26일 이날은 바로 이 마을에서 15년 4개월간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전출가게 된 군남반안리진료소 정옥자 소장과 석별의 정을 나누는 자리였다.

“주민의 건강을 책임지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써 와… 이 패를 드립니다.” 주변마을 10개리 이장들이 정옥자 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모습이다. 뒤이어 마을주민들의 진한 애정이 담긴 감사패가 전달되자 어느새 정 소장의 얼굴은 눈물 범벅이 다됐다.

평소 정 소장의 헌신적인 진료를 고마워 한 마을주민들 그리고 반안리, 원흥1·2리, 동월1·2·3리 설매3·4리 이장들과 정 소장의 관할구역은 아니지만 진료소와 인접해 있어 정 소장의 도움을 받아온 염산면 축동리 1·2리 이장들이 감사의 마음을 모아 감사패를 준비해 전달한 것이다.

“모두들 건강하시라”며 주민 한사람 한사람 손을 잡으며 건강상태와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일일이 일러주는 정 소장의 모습은 마치 부모가 자식을 두고 떠나듯 안타까움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특히 이날은 정 소장의 남편과 2남1녀의 자녀가 직접 마을회관을 찾아 그 동안 나눈 정에 대한 감사를 함께 전해 가슴을 더욱 따뜻하게 했다. 정 소장이 주민들과의 작별이 아쉬워 간단한 음식을 준비해 나누게 되면서 이 같은 자리가 마련됐다.

2남2녀의 장녀로 법성이 고향인 정 소장은 1986년 간호대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권유로 진료소장에 응시해 합격한 후 백수대신진료소로 첫 발령을 받아 근무하다 1990년 반안진료소에 왔다 9월1일자로 낙월송이진료소로 전출갔다.

김창기 이장은 “정 소장은 항상 변함없는 모습으로 주민들을 챙기고 특히 홀로 지내는 노인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꼼꼼히 살펴왔다”며

“날마다 가가호호 방문해 건강과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며 정성이 가득한 진료를 펼쳐온 정 소장을 주민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고 헤어짐에 대한 서운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