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로 보는 세상 57 박군후<백수읍>

다급하고 정신없는 전쟁터에서 북에 부인과 남매를 두고 혼자만 내려온 것을 평생 한으로 안고 살아온 어르신은 그 한을 세월에 묻고 이곳에서 재혼해 가정을 꾸리고 있다.
"눈만 감으면 고향 산천이 눈에 아른거려 이토록 그리운 고향인데 갈 수가 없으니 애간장이 탄다"고 전하는 어르신은 "명절이 되면 다 고향을 찾고 부모형제를 찾는데 갈 수도 없고 만날 수도 없으니 가슴만 아프다"고 애끓는 심정을 밝혔다.
이산가족상봉을 신청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은 양손을 펴 배 앞에서 화살표 방향으로 움직이고 반쯤 구부린 손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며 가슴 앞에서 멈추는 '고향'이란 수화를 선보였다.
수화지도 김정선<영광군청 수화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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