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오마이뉴스 공동게재> 전남남북교류협의회,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교류합의
'전남남북교류협의회'는 북한을 방문해 평안남도 지역과 교류협력사업을 하기로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합의했다. 중앙 차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방북해 남북지방간 사업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김봉열 군수를 포함한 전남 지자체 6개 단체장이 방북한 '전남 남북교류협의회'(이하 협의회) 대표단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남북 지방간 교류협력사업을 논의하고 '남북교류협력사업 합의서'를 교환했다.
대표단은 북측과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맞게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농업기술분야 및 상호 관심분야에서 서로 협력"한다는 교류사업의 원칙과 방향에 뜻을 같이 했다.
남·북 지방간 교류는 최초…상호신뢰 구축 기대
협의회 대표단의 방북과 합의서 교환은 중앙 중심으로 이뤄졌던 남북교류의 축이 지방으로 이동되어 지자체 민간단체 지역민이 함께 주도적인 남북교류사업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과 평안남도간 공통의 관심사인 농업분야 교류는 남북간 농업협력사업의 모델을 만들고 신뢰관계를 형성하여 남북화해 무드를 조성하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작성한 합의서 역시 전라남도와 평안남도간 농업협력에 관한 합의사항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대표단이 북측과 작성한 합의서에는 "평안남도는 농기계 수리공장을 오는 6월까지 건설하고 남측은 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전달"하는 한편 "농장운영에 필요한 영농기자재를 남측이 전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측의 자재를 전달받아 북측이 평안남도 대동군에 건설할 농기계 수리공장은 연간 500대의 천리마28호(트랙터), 콤바인과 이앙기 등을 수리할 수 있다.
북측은 수리공장을 남측과 공동 운영될 예정이어서 북한의 실질적 농업생산성 향상에 상당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평안남도 공장에서는 농기계 공동개발 연구시험사업을 통해 남북공동의 '민족농기계' 개발사업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남측 방식으로 경작되는 500㏊ 규모의 시범농장을 운영함으로써 북한의 '주체농법'에 새로운 변화를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교류 협력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북측은 "필요한 시기마다 남측 관계자들과 기술진들의 현지방문과 기술협의를 보장한다"고 합의서에 명시해 남북지방간 교류협력사업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북측 교류협력 의지 확인 큰 성과
대표단의 방북일자가 다가올 즈음 대북감시용 정찰위성을 일본이 발사하는 한편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등 남북관계를 둘러싼 정세가 밝은 편은 아니었다. 주변에서는 "자극을 받은 북한이 교류사업을 동결시키는 것 아닌가"는 우려가 일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대표단의 방북활동은 시종 따뜻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전개돼 일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대표단과 북측은 남북 지방간 교류의 의의와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한편 지방간 교류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다른 분야의 협력사업도 계속 추진키로 합의해 본격적인 남북 지방간 교류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전남지역 22개 기초자치단체와 민간단체 기업들로 결성된 '전남남북교류협의회'는 앞으로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발굴하여 북한의 평안남도와 활발한 교류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이주빈 기자 clubnip@ohmynews.com
이 기사는 영광21 지령 제24호(4월17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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