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선구자로 원예연구 앞장서온 ‘감 재배’ 이광현씨.

주황색 옷을 곱게 차려입은 제법 덩치가 큰 감이 주렁주렁 오는 손님을 반기는 법성면 덕흥리 오봉촌마을 홍시농원. 이곳의 주인장인 이광현(55)는 감을 수확하느라 바쁘지만 얼굴엔 풍작의 기쁨이 넘쳐나고 있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감의 수확량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농원은 수확량이 증가해 다행입니다”라며 즐거움을 연신 표현하는 김 씨는 18년째 감농사를 짓고 있다. “어린시절부터 과수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라며
“제가 좋아하는 곳에서 과실수를 가꾸고 소득도 창출하니 저는 최고의 직장을 갖은 셈이죠”라며 일에 대한 긍지를 밝힌 이 씨. 그는 광주농고에서 원예를 전공했고 졸업후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에서 3년간 공무원생활을 하다 영광지역에서는 최초로 포도재배를 시작했으며 현재 염산 신성리 포도재배의 모태로 기술을 전파한 장본인이다.
오랫동안 포도를 재배하다 감으로 작목을 전환한 그는 원예전문가답게 토양에서부터 나무관리까지 모든 것을 철저하게 연구해 나갔다. 특히 양질의 토양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그 누구도 감히 따를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직접 제조한 키토산, 아미노산, 천혜녹즙, 토착미생물 배양액, 한방영양제는 기본으로 나무껍질, 톱밥, 계란껍질까지 그가 유기질의 땅을 만들기 위해 넣은 천연자재의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또 감나무 밑에 돌무더기를 놓아 암석에서 나오는 미네랄을 뿌리에 흡수시키고 꽃눈이 나올 무렵에는 낮에 햇볕의 열을 저장했다가 기온이 내려가는 밤에 열을 흘려보내 지열을 조절하게 했다. 물론 제초제는 아예 사용하지 않았다. 일일이 예초기로 베어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그의 농장은 주인의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건강하게 나무를 자라게 했고 당도 높고 실한 감을 생산하며 보람을 안겨주고 있다.
자연농법을 고집하며 농사를 지어온 이 씨는 연구하는 전문농사꾼이다. 감 상자속에 상처를 낸 사과를 넣어 지연홍시를 만드는 방법과 비틀어 놓은 나무가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것을 막고 일정한 각도를 유지해 주는 철판소재의 염지처리용 집게 등을 개발해 특허출원을 내는 등 김 씨는 모든 것을 허투루 보지 않고 관찰해 농사에 유용하게 적용하고 있는 것.
“사람은 기본이 돼 있지 않아도 별로 표가 나지 않지만 자연은 순리를 어기지 않고 보호하면서 애정을 쏟아야 기쁨을 주인에게 안겨준다”며 경험에서 나온 심오한 진리를 밝힌 김 씨는 호남원예고, 강진농고, 전남대최고경영자반 등에서 강의를 하며 그 동안 배우고 익혀온 기술 등을 지도하고 있다.
10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해 저온저장고에 보관하며 1월 중순까지 출하를 하는 이곳은 생산된 감 전량을 소매로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hongsi.co/.kr)와 입소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배달되는 ‘홍시골’이란 이름의 감은 부인 채수미씨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과수원은 자녀뒷바라지와 가정의 안정을 가져다준 가장 귀한 보물입니다”라며 탐스럽게 영근 감을 챙겨주는 김 씨. 그는 성공한 농군으로 손색이 없는 농업의 선구자로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