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주민과 호흡하며 애환 함께 나눈 터줏대감
긴 세월 주민과 호흡하며 애환 함께 나눈 터줏대감
  • 영광21
  • 승인 2006.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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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동물병원
"변함없는 마음과 자세로 주민 곁 지키겠다"

애환동물 애호가들이 증가하면서 요즘은 덩달아 동물병원이 바빠지고 있다. 동물병원의 형태도 종합적인 진료 형태가 아닌 분야별로 과목을 나눠 구체적이고 세분화해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백수읍 천마리에 위치한 백수동물병원(원장 정병이)은 지난 74년 문을 열어 30년이 넘는 세월을 지역과 호흡하고 있다. 이곳은 지금처럼 애환동물 천국이 아닌 가축이 왕(?)으로 대접받던 시절에 동물병원을 개원해 호황을 누리며 동물병원의 자리를 당당히 지켜왔다.

요즘은 사육의 대형화로 가축사육농가가 줄고 가축에 대한 간단한 관리는 수의사의 도움없이도 사육자 스스로 해결을 해나가 수의사의 역할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각 농가에서 돼지나 소를 한두마리씩 기르며 자식들의 교육비나 생활비를 모으는 살림밑천또는 농사일을 시키는 농우로 가축을 기르며 재산목록 1호로 귀하게 여겨왔다.

정병이 원장은 이러한 가축들의 진료를 위해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가축의 사육 번식 예방 방역 이용 등의 지도에 바쁜 발걸음을 움직이며 주민들과 밀접한 생활을 해왔다. 동물들에게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크나큰 가축을 병원으로 데려올 수 없는 처지에 정 원장은 직접 주민들을 찾아가 진료를 펼치며 다급한 농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의 일상의 고민까지 함께 들어주는 상담자 역할을 해오며 그들의 삶속에 함께 묻혀 지냈다.

정 원장은 전북 대산이 고향이다. 영광과 인접지역에 위치해 중·고등학교 모두를 영광에서 졸업한 그는 “영광종고를 다니며 축산을 전공한 선생님의 영향으로 수의학을 전공하게 됐고 대학 졸업후 동물병원이 없는 백수에 병원을 개원해 몇 년간만 운영하려던 것이 30년을 넘기며 이젠 백수 사람이 다됐다"며

"오랜 세월동안 주민들과 가까이에서 지내며 더불어 살아온 삶이 인생의 보람이고 나눔의 흔적으로 깊은 의미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시한 그는 전남대 수의학과를 졸업했고 백수에서 아내를 만나 결혼해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수의사는 개인적으로 개업할 뿐 아니라 대학에서 기초적인 연구와 교육에 임하기도 하고 가축위생시험장이나 기타 국가기관에서 가축의 보건위생과 번식, 치료에 관한 연구나 행정에 종사하며 도축의 검사, 수출입동물의 검역 등 활동 범위가 매우 넓다. 수의학과는 1998년에 4년제 대학에서 6년제 대학으로 개편돼 현재 2년간의 예과과정과 4년간의 본과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정 원장은 “예전에는 질병치료에 중심을 뒀다면 요즘은 방역과 예방 등의 사양관리에 집중하며 사전에 병을 차단하는 검역형태로 수의사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며 "농가스스로 간단한 가축의 질병을 치료하다보니 항생제 등 약물남용이 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도 간접적인 피해발생 우려가 높아 정부의 엄격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고 우려되는 현실을 밝혔다.

수의사라기보다는 주민들 입장에서 먼저 배려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이웃으로 진솔한 진료를 펼쳐온 김 원장. 그는 백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며 주민들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뜻을 확실하게 내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