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쌀로 이웃과 기쁨 나누는 400년 전통 내림굿"
"가을걷이 쌀로 이웃과 기쁨 나누는 400년 전통 내림굿"
  • 영광21
  • 승인 2006.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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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우도농악보존회 우평마을 굿축제·마을 안녕과 평온 빌며 전통문화 시연
전문광대패가 하는 우평마을 전통 굿축제

영광우도농악보존회(회장 최 용)가 14회 공개행사로 지난 3~4일 영광읍 우평마을에서 '2006 우평마을 굿축제'를 개최했다.

3일 달집과 솟대 제작 등 마을주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굿축제 준비로 술렁인 가운데 4일 아침부터 시작된 행사는 밤늦게까지 온 종일 각종 굿과 체험행사가 이어졌다.
전통마을굿은 하늘을 열고 땅을 열어 하늘과 사람이 만나고 마을과 세상이 만나는 문굿이다.

전문 걸궁패의 실력을 보여주고 평가받는 통과의례이며 문굿을 보면 굿을 다 본 것과 같다고 한다. 문굿을 잘 쳐야 천(天) 지(地) 인(人이) 하나되는 세상의 문을 열어 마을로 들어가 굿을 칠 수 있다. 마을에서 입구에 영기로 문을 잡고 인줄(세끼줄)을 쳐서 문을 닫으면 그 앞에서 전문 광대패는 온갖 기량을 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문을 열어주기를 기다린다.

문이 열리자 세상의 주인인 아이들이 활짝 웃고 있다. 이 웃음 속에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만나서 소통을 시작한다. 합굿을 내딛는다. 풍요를 상징하는 볏짚으로 행사전날 꼰 줄을 남자(양)쪽과 여자(음)쪽으로 나눠 줄땡기기 놀이를 하고 있다.

우평리 마을굿은 400년을 끊기지 않고 이어온 굿이다. 이렇게 정성스레 꼰 줄도 역시 끊기지 않고 그 만큼 나이를 먹으며 이 마을사람들과 함께 해왔다. 먼저 꼰 줄을 들고 질굿을 치며 마을에 있는 다섯 당산을 도는 오방돌기를 해 모든 재액을 물리치고 마을앞 광장에 모여 줄땡기기를 한다. 생산을 담당하는 여성이 이겨야 풍년이 든다더니 남자들은 용을 써보지만 번번이 지고 만다.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빌며 마을의 가장 큰 신인 당산에게 차례를 올린다. 당산제의 목적은 만사가 소원 성취돼 사람이 평안하고 잘 살 수 있도록 비는 것이다. 여기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이 따르지 않는 제사는 무의미하다. 한 집단과 개인이 과거를 반성, 청산하고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해보겠다는 것이어야 한다. 그 참회라는 방편을 도출해 더 나은 미래를 추구해 나가는 지혜의 꽃이 돼야 할 것이다.

지신밟기, 집돌이라고도 하며 개인 집에서 행하는 굿으로 나쁜 귀신은 땅에 묻고 좋은 귀신은 불러들인다. 가장 큰 가신인 성주에게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의 안녕과 평안을 빈다. 마루에 쌀을 담은 소반에 명태, 무명실을 올리고 촛불을 켠 상을 차린다.

영·호남 문화교류인 중요무형문화재 제6호 통영오광대 공연은 탈을 쓰고 하는 놀이가 우리 영광우도농악 잡색탈놀이와 많이 닯았다. 멀리서 와준 그들이 언제나 탈나지 않기를 기원한다.

청년굿에서 남사당놀이 중의 하나인 버나로 달과 사람이 하나가 돼 있다. 이제 밤이 깊었다. 뚜렷한 자기사상과 굿에 대한 철학이 분명한 청년광대들과 하나가 되는 난장, 이번 마을굿의 특징 중 하나인 청년굿이다.

판굿은 굿의 꽂이다. 그 속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연극도 한다. 그러다가 마시고 먹고 까불고 하는 이 모든 일련의 짓거리들이 판굿이다.

맘 놓고 놀아보자! 그리고 일하며 하늘. 땅. 사람이 하나 되어 우주를 이루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제세이화 세상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에서 이루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