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운경로당<불갑>

송정마을 바로 앞에는 게이트볼경기장이 있다. 이 경기장은 불갑면의 40~50명의 어르신들이 춘하추동 계절과 관계없이 경기를 즐기며 노년의 건강을 지키고 있다. 쌍운경로당 어르신들도 이 게이트볼 경기장을 수시로 찾아 게임을 즐기며 건전한 문화 스포츠를 선용하고 있다.
이 마을은 양파와 복분자를 많이 재배하는 마을이기도 하다. 지금은 한창 양파모종을 하는 시기라서 어르신들의 일손이 바빴으며 올해의 복분자 작황은 좋았으나 대량생산으로 값이 하락해 큰 수익을 얻지 못해 어르신들은 아쉬워하고 있었다.
산이 좋고 공기가 좋아 청정지역인 송정마을은 복분자를 재배하기에 안성마춤이며 땅이 비옥하고 기름져 복분자의 씨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정계학 회장은 “우리 마을은 산 밑에 살아 사람들이 온순하고 착해 작은 다툼 없이 평온하게 살고 있다”며 “서로 의견을 존중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과 믿는 신뢰감으로 살고 있으니 우애 좋고 남을 탓할지도 모르는 착한 사람들이다”고 마을의 정서와 인심을 밝혔다.
송정마을은 해마다 8월15일이면 마을에 큰 행사가 치러진다. 이 날은 모든 주민들이 일에서 벗어나 하루를 흥겹고 즐겁게 보내는 날로 음식도 푸짐하게 장만해 이웃간의 흐뭇한 정과 우의를 나누며 즐거운 덕담으로 마을의 화합을 다지는 뜻 깊은 행사가 되고 있다.
이곳도 여느 마을과 같이 겨울이면 경로당에 모여 점심식사를 나누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형편에 따라 쌀을 한가마니 가져오는 사람, 반찬을 가져오는 사람으로 경로당을 나름대로 부족함없이 운영되고 있다.
김안순 회원은 “가을걷이가 다 끝나서 경로당생활이 시작되니 즐겁고 기다려 진다”며 “우리 경로당은 누구에게 마루는 법 없이 먼저 오는 사람이 부엌에 들어가 식사준비를 하고 서로서로 알아서 일을 분담하니 좋다”고 경로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유유순 회원은 “내산서원 강항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우리 마을 사람들은 점잖하고 성품들이 강직하다”며 “농사만 짓고 살아 사람들이 순박해 욕심낼지도 모르고 남의 것 탐낼지도 모르며 착하게 살고 있다”고 마을 사람들의 순수한 심성을 밝혔다.
바쁜 농사철에는 서로 품앗이를 하면서 농촌의 아름다운 정서를 간직하며 넘치는 인정이 살아 있는 송정마을. 경로당 앞뜰의 철늦은 노란 국화가 마지막 향기를 내뿜고 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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