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문학산책반 현장학습기 ①

조선대 평생교육원 문학산책반에서 수강하는 학생들은 지난 10월 중순 2006년 가을 현장학습을 영광군 백수∼법성포간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면서 풍광 좋은 정자에서 낭만적인 평설과 함께 시간이 되는 대로 유적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광주역 광장이 집결지였다.
10시에 지도교수를 포함해서 10명의 문우가 광주역 광장에 모였다. 3대의 승용차에 나눠 타고 약속된 영광읍실내체육관 앞으로 갔다. 이명백 문우회장이 15인승 승합차를 대절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자신이 렌트한 차량을 손수 운전하면서 안내까지 하겠다니 이렇게 고마운 회장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영광읍에서 844번 도로를 따라 서해안쪽으로 달리니 백수읍에 다다랐다. 조금은 이른 시간이었으나 점심을 먹기로 했다. 조그마한 시골식당이지만 음식은 먹을 만 하다고 했다.
<한성식당>이라는 커다란 간판에는 ‘자연산 활어, 매운탕, 백합죽, 백반정식, 2층 단체손님 환영, 지하노래방 완비’라고 쓰여진 것만 보아도 여기 백수읍에서는 내노라하는 식당인듯 싶었다.
밥상을 받아 보니 예상대로 푸짐한 수라상이었다. 상위에 놓인 반찬접시가 23가지였다. 생선탕, 조기구이, 각종 나물, 젓갈류, 홍어회, 돼지족발 압권은 노랗고 하얗고 파란 삼색 메밀묵이었다.
맛이야 여느 메밀묵과 똑같았으나 색상을 달리해서 얹어 놓은 음식접시가 볼품이 있고 먹음직스러웠다. 눈으로 입으로 맛있게 먹었는데 한사람의 식대는 5,000원이었다.
백수읍에서 서해안 쪽으로 달리다 보니 넓다란 간척지 들판이었다. 누렇게 익은 벼이삭과 검붉은 조이삭이 터질 듯 토실토실했다. 3거리 갈림길이 나왔다. 왼쪽으로 가면 염전을 논으로 일궈놓은 길이요, 오른편 북쪽으로 가면 <백수-법성포간 해안도로>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법성포를 향해서 해안도로의 드라이브를 만끽했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석구미 해수찜>이 있었다. 해수를 끌어올려 사용하는 해수탕이란다. 해안가의 산허리를 절개해서 만든 해안도로는 오르락 내리락 이러저리 비틀거리는 오뉴월 엿가락이었다. 바닷가 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포말을 서해안에서도 볼 수 있다니 큰 행운이었다.
백암해안전망대에서 차를 세웠다. 해안도로의 오른쪽 산비탈에는 <칠산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 서해의 낙조를 즐기도록 만들어 놓은 곳인 듯 했다. 해안도로 왼쪽에는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고, 두 세개의 정자가 있었다.
정자에서 바다쪽을 향해서 <365건강계단>이라는 내리막 계단길이 있었다. 정자에서 바닷물이 차있는 해안의 바위까지 걸어서 오르고 내릴 수 있도록 계단식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바닷가 바위에서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입질이 좋은 곳인 모양이다.
박정희<조선대 평생교육원 문학산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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