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성어촌계 / 김양배씨<어촌계장>

그리고 이들이 그려내고 엮어낸 법성포만의 분주함을 두눈에 담아낼라치면 거대한 갯벌과 그 사이를 지나는 수로가 그려낸 한폭의 수채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의 시간적 깊이와는 반대로 젊은 역동성을 엿볼 수 있는 법성포 그리고 380명의 어촌계원과 41살에 5년차 젊은 베테랑 어촌계장인 김양배(41)씨, 어느덧 법성포의 젊은 역동성을 닮아있는 그를 만나봤다.
"어선어업에 종사하는 다른 분들과 달리 수산물유통 일을 하는 제가 어민들을 위해 행정기관 등에 찾아다닐 수 있는 여건이 더 좋아서였죠." 젊은 나이에 법성어촌계를 맡게 된 이유를 겸손함으로 대신한 그는 활어차를 직접 운전하고 서울수산시장을 밤새 다녀온 뒤끝이라 부족한 잠이 눈에 확 들어온다.
"현재 어촌계원이 380명인데 절반은 어선어업에 종사하고 또 다른 절반은 굴비가공판매일을 하고 있죠." 상공인이 어촌계의 다수를 차지하는 법성어촌계만의 특이함에 대해 "상업에 종사하는 분이 어촌계원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업을 하시는 어촌계원들은 어선어업을 하시다 전환하신 법성어촌계 초창기 선배들이시죠"라고 설명을 덧붙인다.
1톤 활어차로 시작해 지금은 약 100여평의 활어수족관, 냉동시설과 작업장에 2대의 활어차를 바삐 움직이지만 그런 그도 칠산바다에 기대 생을 꾸려가던 어부였다. "제가 주로 꽃게를 취급하는데 올해는 예전에 비해 약 한달 정도 빨리 일이 끝날 것 같습니다."
법성포는 꽃게 어장이 발달돼 있다. 하지만 충청, 목포, 인천 등지에서 온 대형어선들이 칠산바다 꽃게자원을 한꺼번에 싹쓸이 해 꽃게어장이 일찍 끝났고 덩달아 그의 꽃게유통일도 일찍 마감해야 한단다.
"타지역 대형어선들의 횡포를 막아낼 수 있는 제도적 틀 마련과 함께 어장 실명제와 그물코 크기 제한을 실시해야 합니다." 남획으로 황폐화돼 가는 칠산바다 자원회복을 위한 나름의 고민들을 털어놓는 그는 어민들의 풍성한 수확이 법성어촌계의 발전의 토대라고 전한다.
이에 더해 매년 법성어민들이 바다에서 수거해오는 거대한 양의 쓰레기를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뒷받침의 필요성도 역설한다.
"지금 정말 시급한 것은 법성포구에 들어오는 수로의 퇴적물들을 한시 바삐 준설해야 합니다." 원전방류제와 와탄천갑문 설치후 물흐름이 막혀 어선들 항로에 퇴적물이 쌓여 어선통행에 큰 문제를 낳고 있단다.
법성항은 큰 변화를 맞고 있다. 항 가운데 펄 퇴적층에 거대한 시가지가 조성되면 법성어선들이 접안할 수 있는 항시설도 새롭게 꾸려진다. "새롭게 항이 꾸려지면 각종 수산관련 시설을 집하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법성어촌계도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젊어지는 법성항과 젊은 어촌계장의 의기투합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김광훈 수산전문기자 mindlre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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