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 중심으로 타인 생각하는 배려 키워간다
예절 중심으로 타인 생각하는 배려 키워간다
  • 박은정
  • 승인 200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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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초등학교 병설유치원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편견도, 반목도, 갈등도 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순수한 시선들이 밝은 세상을 꿈꾸고 있는 염산초등학교 신성분교장 병설유치원(원장 홍태일).

넓은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활기참을 함께하며 도착한 유치원교실. 30명이 조금 못되는 전교생이 생활하는 분교장건물 한켠, 교실 2칸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외관이 조금 낡아 보이기는 했지만 교실 안은 아기자기한 놀이기구와 학습도구 등이 모자람없이 가득했다.

그 안에서 교사의 설명에 따라 색종이 접기에 몰두해 있는 원아들의 얼굴엔 아직 세상 시름을 모르는 순수한 행복으로 기쁨이 가득했다.

염산면 신성리에 위치한 이곳은 1983년 개원해 22회 졸업식에 32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2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이곳도 한때는 원아들이 제법 넘쳐났다. 하지만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농촌인구 감소로 인해 원아수가 줄어 현재는 4세 2명, 5세 3명 총 5명의 원아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후 3시, 토요일은 12시에 집으로 돌아가는 원아들은 초등학교의 일정에 맞춰 한달에 2번 격주로 토요일을 쉬고 있다.

원아수가 작아 이런 저런 부족함이 없을리 없겠지만 그래도 정성을 다한 교사의 지도아래 오히려 수가 작아 더 많이 받고 크게 누리며 건강한 마음과 총명한 지혜를 살찌우고 있는 이곳.

아이들이 1년 동안 만든 작품집이며 써놓은 글들을 가져와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 문현숙 교사.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만들었을 작품 또는 글속에는 교사의 애정어린 관심과 원아들의 노력이 깊이 배어 유난히도 귀하고 값져 보였다.

이처럼 원아들이 직접 만들고 그리고 써보게 하는 교육을 실천하는 이곳은 올바른 경쟁심과 자기의 생각을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태도를 길러주는 주말지낸 활동 이야기하기, 동화를 듣고 자기의 생각을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그림으로 표현하기 등을 지도하고 있다.

또 활동지를 창의적으로 꾸미는 색종이접기 활동으로 집중력, 성취감, 두뇌발달 등을 길러주고 있으며 온몸을 자극하고 신체발달을 도와주는 도인체조, 동시외우기와 동시 재구성을 통해 언어표현력 신장과 바른 심성을 길러주고 있다.

이밖에도 자기 통제력을 길러주고 예절을 익힐 수 있는 다례교육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와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고 있다. 이날은 원아 모두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교사가 직접 준비한 다기에 차를 따라 마시며 올바른 예의를 배우고 있다.

“원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체계적인 교육, 짜여진 활동들도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원아들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개개인에 필요한 양분을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교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소신을 전하는 문 교사.

그는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는 원아 한명 한명을 안아주며 무거움없이 하루를 정리하도록 보살피고 있다.

수업이 끝나자 교사와 진한 포옹을 나누며 밖으로 나가는 아이들. “야 너 뛰면 안돼. 다시 걸어와" 본인도 뛰면서 친구를 나무라는 천진난만한 원아들을 자신의 승용차에 가득 태우고 직접 집까지 데려다 주는 교사의 배려를 바라보며 원아수가 너무 적어 염려했던 첫마음을 모두 날려 버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