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석경로당 / 홍농

지난 2000년 건립된 경로당은 30여명의 어르신들이 공동체적인 생활을 하며 소식과 정보를 나누는 마을의 중요한 요충지가 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총회에서는 한해 사용한 지출과 수입을 보고하고 내년의 예산을 계획하며 미흡했던 부분을 시정하고 보완해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경로당 운영을 추구하고 있다.
가을걷이가 끝나고 본격적인 경로당생활이 시작된 이곳 경로당은 다음 달에 여행을 갈 계획에 있다. 농사를 지은 노고를 서로 위로하며 추수의 감사 의미가 깃든 여행을 어르신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 마을은 매년 정월초사흘이면 마을 큰 길에서 길제를 올리고 있다. 오토바이 경운기 등 작은 사고가 잦아 올리게 된 길제는 10여년이 넘어 이제는 마을의 전통으로 이어져오고 있으며 온 주민이 참석해 한해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기원하고 있다.
또 하나의 행사로는 칠월칠석과 백중날에 치러지는 잔치다. 이날은 여러 음식을 두루 장만해 서로 나누며 화합과 일치로 마을의 결속력을 다지는 의미 있는 잔치가 되고 있다.
하석마을에는 ‘동심회’가 있다. ‘동심회’는 마을의 어르신들이 중심이 돼 결성된 모임으로 여행을 가거나 마을의 대소사가 있을 경우 앞장서서 일을 추진하고 해결하는 든든함으로 마을을 이끌고 있다.
임천석 회장은 “우리 하석마을 앞에는 넓은 들판이 있어 사람들이 다 시원시원하고 속이 막힌 사람 없어 융화가 잘되고 분열없이 조화롭게 살고 있다”며 “부족한듯하면서도 부족함이 없는 우리 경로당은 어떤 물건이 떨어지면 어느새 누군가가 채워 놓는 등 미덕이 훌륭하다”고 마을의 인심을 밝혔다.
이 마을은 매월 15일이면 마을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다. 마을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청소는 쓰레기줍기와 풀베기작업 등 마을주변을 정비하고 정리해 깨끗하고 쾌적한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고 있다. 이 대청소를 통해 협동심을 길러주며 서로 돕고 사는 두터운 정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박준일 총무는 “우리 경로당은 회비가 따로 없고 경비가 필요할 때마다 적절하게 경비를 거출해 알뜰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그밖에 필요한 부식이나 자잘하게 쓰이는 경비는 형편에 따라 기부하고 있어 별 어려움없이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경로당 살림을 밝혔다.
경로당의 따뜻한 방에서 달콤한 고구마를 쪄 먹으며 지나간 옛 시절의 이야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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