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경로당 / 군서

고참마을은 50여호 가구로 형성된 마을로 경로당은 지난해 9월 완공돼 마을의 색다른 문화가 시작돼 어르신들의 기쁨이 되고 있다. 이곳 마을의 노인회 시작은 58년부터 시작 됐으며 지금도 그 역사를 기록한 책자가 깨끗하게 보관돼 있고 회원들의 이름과 지출내역이 꼼꼼하게 기록돼 산 증거로 남아 있다.
지금은 농협에서 실시하는 벼수매와 고추수매로 어르신들이 분주했으며 김장 등 월동 준비가 한창이라 어르신들의 일손이 바빴다. 만금리는 논보다는 밭이 많은 지역으로 고추농사와 양파농사를 다량으로 짓고 있다. 고추농사는 농협과 계약 재배를 하고 있어 판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 어르신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예로부터 농악이 번창했던 이 마을은 농악을 즐기던 어르신들이 고인이 돼 지금은 그 수가 줄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장구와 꽹과리 등의 악기들을 잘 보관하며 농악의 맥을 끊지 않으려고 해마다 정월이면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고참마을에는 할아버지 표석과 할머니 표석이 있다. 정월 대보름이면 이 표석에 새끼줄을 꼬아 두루고 풍악을 울리며 성대하게 당산제를 지내는 마을 잔치가 치러져 한해의 안녕과 건강을 빌고 마을의 화합을 이끄는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전휴일 회장은 “우리 마을은 경로당에 필요한 물건이 떨어질 경우 누구에게 미루지 않고 서로 이고오고 지고 와 부족함 없이 나누고 있다”며 “남의 말 할 줄도 모르고 남 탓도 할 줄 모르는 우리 마을 사람들은 다 선량하고 덕이 넘친다”고 마을 사람들을 칭찬했다.
고참경로당은 마을의 또 다른 용도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에 고향을 찾는 향우들에게 경로당을 개방해 잠자리를 제공하며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고향을 찾은 향우들이 여러 선·후배와 정담을 나누며 회포를 푸는 사랑방이 되고 있다. 명절 전에는 풀베기 등 마을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해 향우들에게 쾌적한 고향을 보여주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
김채석 이장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의 따뜻한 방에서 겨울을 보내니 마음이 훈훈하고 보기가 참 좋다”며 “경로당 완공 후 마을 어르신들의 생활이 달라져 화합과 친화력이 더욱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곳 어르신들도 항상 3월이면 여행을 다니며 일상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올해는 여수 오동도를 다녀와 이른 동백꽃을 보고 왔다. 여행을 통해 활력을 찾으며 건강하고 풍요로운 노년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따뜻한 배웅속에 고참마을을 나섰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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