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환경이 송이도 먹거리이자 꿈"
"천혜의 자연환경이 송이도 먹거리이자 꿈"
  • 영광21
  • 승인 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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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각어촌계 / 김정용 어촌계장
1시간20분, 홍농 계마항에서 송이도까지 가는 여객선 뱃길시간이다. 그 시간 간격을 메우는 배편은 하루에 딱 한번 뿐이다. 하지만 겨울바다는 그 나마의 여유도 허락지 않는다.

짓궂은 겨울 파도가 여객선 발을 묶어 놓는 날이 많기 때문이다. 육지와의 시공간적 단절감이 극대화되는 겨울, 오히려 사람 내음으로 돼 채워내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송이도다. 그리고 그 중심부에 송각어촌계가 있다.

"송이도, 각이도를 합쳐서 송각어촌계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안마도와 함께 어촌계를 이뤘지만 서로 동떨어져 있는 지리적 여건은 운영의 묘를 살리기 어려웠고 송이도, 각이도 어민들이 새로이 40여명의 계원을 가진 송각어촌계를 꾸렸다.

송이도, 이름이 참 예쁘다. "소나무가 많고 겹쳐진 골짜기의 모습이 소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그새 이름 자랑을 할라치면 길이 2km 가량의 몽돌해수욕장과 송이도와 백령도에만 있는 도자기 원료인 규석(하얀자갈), 갈매기가 아름답게 수놓는 풍경, 마을 뒷산의 국내 최대규모인 왕소사나무 군락 등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자랑이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 천혜의 여건은 육지손님들 발길을 잡아 끌고있다. "어촌계가 직접 운영하는 콘도로 크지는 않지만 관광수입을 창출하고 있죠." 섬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촌계 자체 수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 이 또한 자랑거리이다.

하지만 이런 송이도에도 큰 애환이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섬주민들의 주 수입원이 김양식이였죠, 하지만 원전 5·6호기 가동이후 모두 그만 뒀습니다." 송이도 앞 바다를 줄지어 수놓은 김양식장은 또 다른 볼거리였다.

하지만 차가운 수온에서 성장이 좋은 김은 원전 온배수의 영향으로 더 이상 크지 않았단다. 그렇게 일거에 김양식이 사라지고 이제 섬주변에서 건져 올리는 어획물과 갯벌에서 잡아낸 조개들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해 가고 있다. 거기에 더해 교통, 행정, 금융, 문화, 교육, 정보 등 사각지대에 놓인 섬이라는 타이틀과 힘들어진 먹고 살거리는 섬의 젊은 층 이탈을 더욱 부추기고 있단다.

그런 어려움은 김 어촌계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IMF 귀어세대이다. 9년전 단돈 천만원의 귀어가 자금으로 손을 댄 김양식은 원전온배수 영향으로 접어야했고 지금은 두척의 고깃배를 꾸려가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 지금 한참 김장새우잡이 철이지만 바다에 나갈수록 손해란다.

"뭐 다른 것 있겠어요. 송이도가 가지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살려 외지 관광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익을 제공하고 이것이 또 섬 어르신들에 실질 수익으로 연결되게 하는 것이죠." 5년차 어촌계장의 희망이 영글어 가길 기대해 본다,

김광훈 수산전문기자 mindlreh@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