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형제처럼 정나누며 지내는 아담한 마을
가족과 형제처럼 정나누며 지내는 아담한 마을
  • 영광21
  • 승인 200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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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동경로당 / 법성
법성면 신장리 청주 한 씨 제각을 지나 당도한 신산동 경로당(회장 이재권 사진)은 마을 초입에 위치해 있다. 신산동 마을은 18가구의 아담한 마을로 20여명의 회원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정을 나누며 노년을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경로당은 지난 2001년 완공돼 마을의 새로운 쉼터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어 어르신들의 기쁨이 컸으며 마을의 소중한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경로당이 없던 예전에는 마을의 회의가 있을 경우 이장 집에서 회의를 여는 불편을 겪었는데 지금은 널따란 경로당에서 마을의 대소사를 의논하는 여유로움을 갖고 있다. 이 밖에도 마을 어르신들의 칠순잔치와 생신잔치도 이곳 경로당에서 치러지고 있으며 김장을 할 때도 경로당의 넓은 거실에서 서로 도와 김치를 담그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신산동마을은 논과 밭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마을로 고추와 담배 농사를 많이 짓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올해 고추가 많이 죽어 상심이 컸지만 신산동마을은 피해를 본 농가 없이 모두 풍작을 이뤄 마을 어르신들의 기쁨이 켰으며 높은 수익으로 흐뭇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 마을의 큰 행사로는 백중때 치러지는 잔치다. 이 날은 온 마을 사람들이 일에서 손을 놓고 하루를 즐겁고 재미있게 여흥을 즐기며 보낸다. 큼직한 돼지도 한마리 잡고 제철에 나는 음식을 장만해 서로 나누며 화합과 결속을 다지고 있다. 또한 백중때 치러지는 이 잔치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어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되고 있다.

박연섭 총무는 “회비가 따로 없이 운영되고 있는 우리 경로당은 그리 풍족하지는 않아도 서로 나누려는 마음은 부족함 없이 넉넉하다”며 “워낙 작은 마을이라 모두가 가족 같고 형제 같아 작은 다툼도 없이 의롭게 살고 있다”고 마을의 인정과 정서를 밝혔다.

이곳 마을은 동짓날이면 붉은 팥으로 죽을 가득 쒀 팥죽잔치가 벌어진다. 우리 고유의 절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동지팥죽을 끓여 나쁜 액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고 있다.

또한 이 마을도 1년에 한 차례씩 여행을 다니며 노년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여행을 갈 때도 식당에 음식을 맡기지 않고 경로당에 모여 알뜰하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여행 경비를 줄이는 지혜를 보이고 있다.

한임순 회원은 “경로당이 건립되고부터는 마을 단합도 잘 되고 우애도 좋아져 마을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한층 밝아졌다”며 “경로당에 오면 저녁때가 돼도 집에 갈 줄 모르고 그냥 앉아서 놀고 싶다”고 경로당의 즐거운 생활을 전했다.

많은 이가 떠난 고향을 지키며 흙에 대한 사랑과 애착심으로 열심히 땅을 일구며 농사짓고 있는 신산마을 어르신의 모습이 아름답게 물결치는 만남이었다.

박순희 객원기자 bsh784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