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탐방-법성 서호농악회

꽤나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춘 듯한 어울림이 차가운 추위마저 녹이며 열기가 대단한 이곳이 오랜 전통과 역사를 이어오고 서호농악회(회장 성순제 사진).
일제시대부터라고 추측은 하고 있지만 아마도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맥을 이어온 서호농악회는 농한기를 맞아 회원들이 모여 굿판을 펼치고 있었다. 대부분의 회원이 60~70대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서호농악회는 정월대보름을 시작으로 법성포단오제 면민의날 연날리기대회 추석 설 등 우리나라 고유명절은 물론이고 지역을 대표하는 크고 작은 행사에 출연해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며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우도농악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 서호농악회는 전통을 이으려는 책임과 자부심이 대단하다. 이들은 지난 2004년 당시 회장을 맡았던 김양모(현 번영회장)씨와 회원들의 노력으로 마을회관을 겸할 수 있는 농악회관을 건립해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두고 있다.
다행히 지금은 장소가 마련돼 자유롭게 모일 수 있지만 그 이전에는 마땅히 연습할 공간이 없어 노인당 복지회관 면사무소 등을 전전하며 서러운 세월을 보냈다.
성순제 회장은 “연습할 공간이 없어 설움을 받다 회관이 생겨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아직도 회원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활발한 활동을 못하고 있다”며 “최근 각 읍면에서 발족된 농악대보다 훨씬 오래된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음에도 체계적인 지도라던가 뒷받침이 안돼 그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오유생씨는 “우리가락을 좋아하고 흥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전통을 계승해 보려고 하지만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해 늘 어려움에 부딪치는 것이 사실이다”며 “특히 법성지역은 어업인들이 많아 어선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 등이 많이 열리는 곳으로 농악회의 역할이 큰 지역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1주일에 한두번 법성포 초등학생들이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기본 장단을 배우고 있는 이곳은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한 젊은 인재의 발굴과 후진양성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지원이 마련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농악은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고 또 고장마다 특색이 있다. 토속적인 아름다움이 살아 있는 우도농악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어르신들의 재주와 끼가 그늘에 묻히지 않고 보존되고 또 후손에게 전승되는 주변의 관심이 간절한 만남이었다.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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