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시리즈 21 - 설악산 내설악
가야동계곡 코스 수렴동산장을 떠나 발길을 돌리면 오른쪽은 구곡담계곡이요, 왼쪽은 가야동계곡이다. 가야동계곡은 설악산의 주능선인 공룡릉과 용아름 사이에 깊게 폐인 계곡으로 산꾼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반석으로 이어지는 계곡의 고도차가 수렴동대피소에서 회운각대피소까지 얼마되지 않는 거리지만 아늑하고 포근함마저 주는 산행길이다. 그래서 가을철이면 산꾼들은 이 길을 많이 찾기도 한다. 설악산 내에서는 이 산길을 온순하고 수줍은 아낙내의 손끝처럼 부드러운 길이라고 한다. 수렴동대피소을 떠나 40여분 걷다보면 눈앞에 수직암벽이 앞을 막는다. 바로 천왕문이다.
이곳은 가야동계곡에서 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며 용아름쪽 암벽과 공룡릉의 단애가 맞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천왕문이 가야동계곡의 수문장인 양 서있는 왕문을 끼고 왼쪽으로 굽어 돌면 가야동계곡 전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휘돌아 천왕폭포를 구경하고 몇걸음 걷다보면 와룡소다. 깊지 않는 소에서 숨을 돌리고 오른쪽으로 나있는 샛길은 봉정암으로 이어지는 길이니 유의하고 곧장 오르면 무더미고개를 지나 회운각 대피소에 도착한다. 옛날에는 이 삼거리에 간이음식점도 있었으나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수렴동대피소에서 회운각대피소까지는 6km로 약 4시간30분이 소요되므로 회기산행은 8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회운각대피소에서 1박한 뒤 설악산 정상을 계획했다면 다시 소청대피소까지의 계획이 필요하다.
구곡담∼봉정암∼소청코스
구곡담계곡은 수렴동대피소에서 사태골과 청봉골이 갈라지는 지점까지의 골짜기를 말한다.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골짜기의 사면을 타고 오르면 백운동계곡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됐을까. 삼거리에서 계곡을 한번 건너고 철사다리를 건너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서면 백운동계곡이다. 그런데 골짜기 입구가 구곡담 계곡보다 넓어 자칫하면 백운동계곡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삼거리를 지나 잡목숲길을 30여분 오르면 폭포가 나타난다. 3단으로 형성된 첫번째 폭포는 용손폭포로 협곡아래 들어서 있어 웅장하면서도 기묘한 형상이다. 이 폭포 오른쪽 바위 사면에 걸려있는 철사다리를 타고 용손폭포 위로 오른 다음 철사다리를 3번 더 건너면 쌍폭포가 가로막는다. 높이 50m의 이 폭포는 구곡담을 대표하는 폭포로서 맞은편 전망대위에 올라서면 마치 협곡에 갇혀있는 기분이 든다.
골짜기 양면은 절벽이 치솟고 위로는 거대한 쌍목이 가로막고 아래로는 용아장성 지릉이 병풍처럼 펼쳐진다. 여기서 구곡담은 쌍목골 왼쪽골짜기다. 전망대에서 철사다리를 타고 폭포위로 올라서면 구곡담은 육산의 평범한 골짝기와 같은 모습으로 사태골과 청봉골 합수지점까지 이어진다.
여기서 봉정암으로 오르려면 합수지점에서 왼쪽 사태골로 들어서야 한다. 사태골은 '사태가 자주 난다'하여 붙어진 이름이며 골짜기는 제법 가파르지만 20여분만 고생하면 고갯마루에 올라설 수 있다. 고갯마루에서 왼쪽길을 따라 10여분 진행하면 봉정암이다. 우리나라 사찰가운데 가장 높은 곳인 해발 1,500m에 위치한 봉정암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사리탑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적멸보궁은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 대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받드는 법당을 말한다.
샘터를 지나 법당 뒤편으로 난 산길을 따라 30분 가량 오르면 소청대피소에 도작한다. 여기서 20여분 더 오르면 소청 정상에 도착하지만 만약 설악대피소에서 1박할 계획으로 산행에 나섰다면 소청대피소에서 설악대피소의 투숙객 사항을 확인한 다음 설악대피소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산행시즌이나 주말, 휴일에는 예약제를 실시하고 오후 5시 이후에야 투숙객을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수렴동대피소에서 소청대피소까지 약 6시간 소요된다.
산행코스
백담사∼영시암∼수렴동대피소 2시간
수렴동대피소∼와룡소삼거리∼회운각대피소 4시간30분
수렴동대피소∼용아폭포∼봉정암∼소청대피소 6시간
수렴동대피소에서 구곡담계곡을 이용한 대청봉까지는 약 4시간40분
수렴동대피소∼가야동계곡∼회운각대피소∼소청∼중청∼대청봉 약 6시간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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