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대한생명 설계사>

전주가 고향인 김 씨는 3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8년 연상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김 씨는 개인적인 고집으로 결혼이 늦어졌고 그의 남편은 사고로 병석을 오랫동안 지킨 형과 혼자 지내며 형을 수발하는 어머니의 부양에 따른 부담으로 혼기를 놓쳐 늦게 아내를 맞이했다.
이렇게 결혼이 늦었던 김 씨는 크나큰 시련을 겪었다. 그것은 결혼도 늦은 상황속에 아이가 생기지 않았던 것이었다.
다행이 시험관시술로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한 김 씨는 지금은 고통스러웠던 세월의 무게를 모두 던져버리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1남1녀의 쌍둥이는 올해 7살이 됐다.
“저는 결혼을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농촌에서의 삶은 늘 동경해 왔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남편을 만나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기는 했어도 지금의 시골생활에 만족합니다”라며 현실을 긍정적으로 표시하는 하는 김 씨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해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시어머니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도시처럼 각박하지 않은 농촌환경이 아이들에게도 정서적인 안정과 평화로움 심어주고 있어 다행스럽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결혼해 신혼살림을 영광읍이 아닌 불갑면 안맹리에서 차렸었던 김 씨는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도 없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새댁임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돌며 우유배달을 하고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지냈다.
이러한 김 씨의 부지런하고 적극적인 행동은 ‘도시 큰애기’로 시집왔다는 고정관념을 모두 날려버리게 하며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게다가 고혈압과 노환으로 몸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좀 더 깊은 시골로 들어갔으니 칭찬을 안들을 수 없는 상황. 김 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앓던 큰아들을 저세상으로 보내고 홀로 지내던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살림을 합쳤다.
원불교 입교는 20대 초반에 했지만 종교생활을 계속 잇지 못하고 게을리 하던 김 씨는 영광교당에서의 결혼식이 인연이 돼 남편과 시어머니도 함께 신앙을 키우며 차량운전 등으로 불갑교당을 돕고 있다.
“늦게 시작한 결혼생활, 불임 등의 고비를 넘기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설수 있었던 것은 힘이 되어준 가족과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은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아니었나 싶다”며 감사함을 대신하는 그는 늦게 태어난 쌍둥이의 뒷바라지를 하며 좋은 아내, 착한 며느리, 성실한 직장인으로서 열심히 생활하며 기쁨이 넘쳐나는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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