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 칭찬릴레이 / 군서면부녀회

산처럼 쌓인 고추더미속에서 고추 꼬투리를 따느라 정신없는 20여명의 주부들. 이들은 군서면 각 리의 부녀회장들로 겨울철 농사가 한가한 틈을 타 어려운 이웃이나 독거노인들을 돕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모여 고추 꼬투리를 따며 애쓰고 있는 것. 영광농협 고춧가루가공공장에서 마른고추를 들여와 작업을 하는 이들은 마스크에 수건까지 두르고도 고추의 매운 냄새 때문에 재채기를 하며 눈물 콧물 범벅이 돼 있었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참여 때문인지 얼굴에는 즐거움과 기쁨이 넘쳐났다.
군서면부녀회 서성순 회장은 “회원 모두 싫은 내색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푼이라도 더 보태려는 마음이 고맙고 감사하다”며 “우리 부녀회원들은 지역을 위한 봉사를 조금이라도 더 하고 싶은 욕심에 날씨도 춥고 각자 바쁜 일정이지만 3년째 이 같은 일을 하며 고생을 하고 있다”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군서면부녀회원들은 설명절이면 떡국을 준비해 마을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날씨가 풀리는 봄이면 각 마을에서 3명씩 어르신들을 선정해 효도관광을 시켜드리고 있다. 또 겨울철이면 김장김치 담그기를 실시해 독거노인 가정에 나눠주며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 밖에도 이들은 면민의 날, 청년회이·취임식, 농협행사 등 군서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해 봉사하며 지역에 필요한 보조자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지역에 동참하기 위해 도로풀베기와 석가탄신일 불갑사 입구에서 먹거리장터 등을 열며 이익금을 조금씩 남기고 있지만 도로풀베기 작업도 공공근로자들의 참여로 자리를 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웃과 함께하려는 의욕과 열정은 넘치지만 이들에게는 항상 자금이 문제였고 이러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시작한 일이 농한기 고추 꼬투리를 따는 작업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꼬박 하루 동안 고추꼬투리를 따는 이들은 점심도 직접 현장에서 해 먹으며 알뜰한 정을 나누고 있다.
나눔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가진 것이 넘치는 풍요로움속의 나눔과 비록 가진 것이 없어 가난하지만 진실한 마음을 나누려는 소박한 나눔. 그렇다. 군서면부녀회원들이 나누는 나눔은 차고 넘치는 넉넉함속의 나눔은 아니었지만 작게나마 주변을 살피고 돌아보려는 아름다운 나눔인 것이었다. 커다란 창고안에서 추위에 떨면서도 따뜻한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이들의 값진 노동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j0950@yg21.co.kr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