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탐방 / 대마면 태청풍물패
‘시끌벅적’ 넓다 란 실내 연습장을 놀이터 삼은 아이들 장난에 정신이 없다. 장구채를 잡아 쥔 손아귀가 야물다 싶더니 ‘덩기더 쿵덕’ 어느새 풍물소리가 혼돈의 질서를 다 잡는다. 꽹과리, 징, 장구, 북 각기 다른 악기가 저 마다 소리를 일제히 내 뿜는다. 하지만 그 개성 강한 소리들의 어우러짐은 절로 우리네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악기를 다루는 이도 그걸 구경하는 이도 모두 하나 되어 ‘신명’의 대동판을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저녁 7시, 하나 둘 모여든 회원이 금새 20명 가까이 불어난다.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장구잽이부터 환갑을 넘긴 어르신,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하는 회원들, 그렇게 태청풍물패 사람들은 대동굿판의 풍물소리를 닮아있다.
“태청풍물패는 남녀노소 회원계층이 다양하고 또 모두가 한 가족 같은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28명 회원의 안살림을 꾸려가는 김동원 총무, “풍물을 치 고 있노라면 그 에너지 속에 빨려 들어갑니다. 그리고 곧 삶의 활력소가 되죠”라며 그냥 취미 삼아 시작했던 풍물이 이젠 삶의 일부가 돼버렸단다.
이에 더해 풍물 뿐 아니라 궂은일도 좋은 일도 모두 함께 나누는 풍물패 분위기 또한 그를 잡아매고 있다고 한다. 그 역시 4년 전 태청풍물패가 대마면 복평리에 처음 얼굴을 내 밀었을 때 처음 풍물을 접했다.
“우리소리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죠. 또 직접 배워서 정월대보름때 만이라도 지역 어르신들께 선보이자는 의견이 모아지고요.” 어릴적 대보름이면 마을에선 10일씩 굿판이 벌어졌다. 하지만 흔하게 접하며 커왔던 우리소리가 어느 샌가 ‘보존의 영역’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런 애석한 마음이 모아져 시작한 ‘태청풍물패’. 이젠 어엿한 연습실까지 갖춘 대마면에 꼭 필요한 보석같은 존재가 돼있다.
“비록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군남대보름 대회에서 대마면을 대표해서 나갔었죠.” 어린회원들이 각 학교에서 꾸려진 풍물패에 주축이 돼가고 있다. 또 보름 때면 제한적으로나마 노인당을 돌며 신명가락을 함께 나누곤 한다.
그렇게 조금씩 면민들속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태청풍물패. 바쁜 농사일 중에도 매주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4차례 7시부터 약 2시간여 연습시간을 갖는 땀흘린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아직도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며 겸손의 말을 먼저 내세운다.
삶과 생활속에 우리소리를 자연스레 익혀 오신 어르신들이 동네별로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어르신들 중에 정말 뛰어난 기능을 보유하신 분들이 계신데 함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을마다 가락장단이 조금씩 다르지만 또 한데 어우러지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 우리 풍물이다. 기회가 된다면 그 어르신들과 정말 큰 대동의 굿판을 펼쳐보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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