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재배기술 수백년전 총화
난 재배기술 수백년전 총화
  • 영광21
  • 승인 200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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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인의 난(蘭)과의 만남 23 - 난이십이익
요즘은 난초 재배기술을 익히기가 아주 쉽다. 전문서적이 널려 있고 비료, 농약, 화분, 식재 등을 구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과학적으로 입증된 난에 관한 수많은 자료들이 매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중국 명나라 때 난을 좋아하던 단계자(簞溪子)라는 사람은 난을 기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대 난을 기르던 여러 사람들에게 동양란의 성질과 배양방법, 주의할 점들을 묻고 이를 종합해 열두가지로 집약하였으니 이를 난이십이익(蘭易十二翼)이라 한다.

여기에는 동양란의 배양에 관한 모든 것이 들어 있다고 할 정도로 광범위한 부분들이 압축돼 있으며 현재도 난이십이익만 익히고 그대로 이행한다면 난을 기르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희일이외서(喜日而畏暑)는 난은 햇빛이 잘 드는 곳을 좋아하나 지나치게 더운 것은 좋지 않다는 것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아침햇빛은 잘 들게 하고 열이 많은 한낮이나 오후 햇빛은 피해야 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둘째, 희풍이외한(喜風而畏寒)은 잔잔하게 흐르는 공기를 좋아하나 차가운 냉기가 도는 바람은 싫어한다. 이는 난 잎에 자극을 주어 운동을 시키고 새로운 공기를 공급해 주어야 잘 자랄 수 있지만 아주 찬바람이나 샛바람은 싫어한다는 뜻이다.

셋째, 희우이외료(喜雨而畏?)는 하루정도 촉촉이 내리는 비는 좋아하나 강하게 내리는 비나 지루한 장맛비는 싫어한다는 뜻으로 수분 보유에 유리한 난 뿌리의 특성에 꼭 맞는 말이다.

넷째, 희윤이외습(喜潤而畏濕)은 적당한 수분을 좋아하나 지나치게 많은 습기를 싫어함이며 습기에 약한 난의 생태를 말해준다.

다섯째, 희건이외조(喜乾而畏燥)는 건조한 것을 좋아하나 지나치게 마른 것은 싫어한다.

여섯째, 희토이외후(喜土而畏厚)는 동양란은 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원래는 바위나 나무에 붙어살던 착생종이라 뿌리가 공기를 좋아하므로 너무 깊이 심는 것은 싫어한다.

일곱째, 희비이외탁(喜肥而畏濁)은 동양란은 잎이 크지 않고 성장이 더디어 영양소모가 적으므로 소량의 비료는 좋아하나 과다한 시비와 흐리고 탁한 물을 싫어한다.

여덟째, 희수음이외진(喜樹陰而畏塵)은 직사광선보다 우거진 나무 그늘 사이로 흐르는 약한 햇빛을 좋아하며, 먼지를 싫어한다.

아홉째, 희난기이외연(喜暖氣而畏煙)은 겨울철 난방이나 밀폐된 온실보다는 자연스런 온기를 좋아하고 매연이나 혼탁한 공기는 아주 싫어한다.

열번째, 희인이외충(喜人而畏蟲)은 자주 돌보아 주는 사람을 좋아하고 귀찮게 하는 벌레는 싫어한다.

열한번째, 희취족이외이모(喜聚簇而畏離母)는 큰 포기로 모여 있기를 좋아하고 잦은 분갈이나 작은 포기로 나누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열두번째, 희배식이외교종(喜培植而畏驕縱)은 자주 둘러보고 자상한 보살핌은 좋아하나 교만한 마음가짐, 함부로 다룸을 싫어한다. 난을 대하기 전 한번 더 새겨볼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