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과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억척 아줌마들”
“헌신과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억척 아줌마들”
  • 영광21
  • 승인 2007.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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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군남면부녀회
한국의 아줌마는 강하다. 더욱이 한둘이 아닌 30여명의 아줌마가 함께한다고 한다.

그것도 아내, 어머니, 며느리 역에 더해 직접 농사일까지 맡아하면서 지역 대소사일은 물론이요 왕성한 봉사활동까지 한다하니 원더우먼이 울고 갈 한국 아줌마들이다.

“집안일 거들고 자신들 일만 챙기기도 쉽지 않을 텐데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라는 군남면부녀회 회장 남정자씨.

봄기운이 완연한 하우스 안에서 만난 그녀 또한 농사준비로 고추모종을 옮기는 바쁜 손놀림 중이었다.

그녀와 같은 억척아줌마가 군남면 마을별로 한명씩 30여명이 한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것이 군남면부녀회다.

“물론 여러 일들을 한꺼번에 해나가기가 쉽지만은 않죠. 하지만 예전부터 선배들이 하나씩 만들어온 전통인데 일이 쉽고 어렵다고 선택하고 판단할 수 있나요”라고 당연시 말하지만 요즘 같은 각박함에 더불어 함께 나누는 것이 간단치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더해 “회원중에 칠순을 앞둔 분이 몸을 아끼지 않고 묵묵히 부녀회 활동을 해나가는데 더더욱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그렇지만 그녀 또한 아쉬움이 없지만은 않다. “회원들은 점점 나이 들어가는데 함께 해야 할 젊은 사람들이 봉사 일을 꺼리는 듯 해 조금 서운하기도 하죠”라며 애써 쓴 웃음을 전한다.

이처럼 ‘헌신과 희생’이란 마음가짐으로 무장한 군남면부녀회, 그녀들은 매년 논으로 들로 폐비닐과 빈농약병을 모아 되판 돈으로 연말이면 경로당과 불우이웃에게 생필품을 전달한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어르신들이 두손 꼭 잡고 연신 고맙다고 말하면 오히려 많은 것들을 해드리지 못해 죄송하죠”라는 부녀회원들.

지금은 손이 줄었다지만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게 말벗과 함께 목욕봉사활동,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체험 행사, 그리고 군남면내 각종 대소사 일마다 부녀회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더군다나 보너스로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군남면내 여러 여성모임들과 함께 풍물연습을 한다하니 고개가 절로 숙여질 정도이다.

이 같은 활동이 더러는 힘에 붙이기도 하지만 ‘정말 고생한다’고 전하는 말한마디에 부녀회원들의 마음은 봄 햇살 녹는 듯하다.

그래도 “회원들 가족들은 물론 주변에서 마음으로 나마 함께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라는 남 부녀회장. 그녀 역시 사회활동에 열심인 남편이 큰 조력자이자 동반자다.

이제 곧 정월대보름이다. 이날 들불놀이를 준비하는 군남면부녀회 손길 또한 바빠질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장보고 또 음식을 장만해 영광의 11개 읍면에서 오신 분들과 외지 손님들에게 나눠 드리죠.” 그렇게 큰 행사를 한번씩 치루고 나면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몸이 지친다. 하지만 그녀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툴툴 털고 일어나 또다시 봉사와 행사손길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