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의 왕국, 그 오묘한 신(神)의 포석
오름의 왕국, 그 오묘한 신(神)의 포석
  • 영광21
  • 승인 2007.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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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시리즈 23 - 한라산
한라산(1,950m) 국립공원은 세계최대의 오름왕국이다. 한라산은 제주도의 모든 당신(堂神)이 이 산에서 태어났다고 전한다.

한라산은 1966년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나 1970년에 백록담을 중심으로 149㎢를 국립공원으로 7번째로 지정된 곳이다.

오름의 왕국 한라산
대표적인 윗세오름을 시작으로 사제비오름, 절울이오름, 쳇방오름, 다장쉬오름, 용눈이오름, 물찾오름, 바굼지오름, 개월오름, 들위오름, 붉은오름, 노로오름, 삼형제오름, 망세오름, 어슬렁오름 등 오름도 가지각색이다.

또한 산방산을 비롯해 어승생약까지 제주도엔 신기하고도 멋있는 이름도 많다. 그래서인지 제주도 사람들은 한라산이 곧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곧 한라산이라고 단언한다.

제주도민들이 마음속으로 늘 우러르며 무언의 대화를 나누어 온 산, 또 일하다 말고 잠깐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얼굴을 대할 수 있는 산.

먹장구름에 가려도 저기 있음을 알 수 있는 산, 한라산은 제주도민들에게 그런 산이다. 세간에 어떤 이들은 지리산이 어머니 산이고 설악산이 절세미인이라면 한라산은 부성(父性)이 강한 산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한라산 산행코스는 크게 잡아 네 가닥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어리목산장∼윗세오름대피소코스, 둘째 성판악∼관음사코스, 셋째 영심∼병풍바위코스, 넷째 돈네코유원지∼평지궤대피소∼남벽∼정상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어리목∼윗세오름코스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윗세오름코스다. 그러나 이 코스는 1,700m 대피소까지만 허용되며, 정상은 다녀 올 수 없는 코스다.

그래서 일반인들에게 인기있는 코스로 관광 유락시설이 잘돼 있는 코스로도 유명하다. 어리목 무인대피소를 지나 1시간20분 정도 걷다보면 사제비오름(동산)에 닿는다.

사제비동산에 오르다보면 등산로에는 100m마다 높이가 표시되어 있으며 해발 1,200m 표지석을 지나고 나면 산길옆에 송덕수(松德樹)라는 물참나무가 보인다.

수령 500년이 넘읕 이 고목에는 애틋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송덕수 안내문'에 의하면 조선 경조 18년(1794년) 갑인년 흉년때 굶어 죽은 이들이 많이 생겨나자 계집종이 초근목피라도 구해 주인식구를 살리려고 이곳까지 올라왔다가 기진해 쓰러져 있을 무렵

우박소리에 놀라 깨어나 보니 온몸이 도토리에 덮여있어 그것을 주워 주인집 식구의 목숨을 구했다는 것이다.

이후 흉년 때마다 이 나무에서 도토리를 주워 연명할 수 있어 나무의 덕을 칭송하기 위해 감사제사를 올렸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산행은 송덕수 안내문을 거쳐 1,300m 표지석을 지나면 앞은 시원한 초원이 펼쳐진다. 사제비동산 오름길이다. 1,423m 사제비오름은 제비가죽이 있는 형태 또는 새, 매를 닮았다하여 불리는 오름이다.

지금까지 오름길에 식수가 떨어졌다면 사제비동산에서 물을 채워야 한다. 이어서 50여분 오르면 만수동산에 이어 윗세오름으로 이어진다. 1,700m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하면 어리목 코스는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다.

한라산은 기상이변이 많은 곳이므로 정상 등정시에는 계획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잘못하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탐방로 코스
어리목대피소∼사제비동산∼만수동산∼윗세오름대피소 : 오름 = 3시간, 하산 = 2시간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