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입맛 사로잡는 주꾸미, 직접 잡고 팔아요”
“봄철 입맛 사로잡는 주꾸미, 직접 잡고 팔아요”
  • 영광21
  • 승인 2007.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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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수산인 41 / 주꾸미잡이 / 김정남씨<홍농>
요즘 실내포장마차나 횟집 안방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이름하여 ‘주꾸미’다. 끓는물에 살짝 대처 초고추장에 찍어, 얼큰한 고추장에 버무려 철판위에 펴고 자글자글 복음, 생으로 썰어 참기름소금장에, 그리고 쌀알처럼 생긴알과 검은먹통이 꽉찬 삶은 머리를 한입에 넣으면 그 변신도 다양한 주꾸미 요리가 입안가득 침이 고이게 한다.

이처럼 봄철 입맛을 사로잡는 쭈꾸미들이 예전에 비해 보름정도 빨리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아마도 예전 같은 시기에 비해 수온이 빨리 올라서 그런지 올해는 어장을 빨리 시작하게 됐죠”라는 홍농 칠곡리 항월항 김정남(45)씨. 자신의 이름을 딴 선외기 ‘정남호’로 그는 요즘 쭈구미 잡이에 한창이다.

일명 ‘쭈구미빵’이라는 어구를 이용해 지금부터 약 2달반 정도 이뤄지는 어장, “600m 정도 되는 로프에 소라껍질이 약 1,000개 정도 매달려 있죠.” 이를 ‘한틀’이라고 하는데 김씨는 8틀을 가지고 어장을 하고 있다.

“소라껍질이 바다속에 들어가면 그걸 은신처나 집으로 생각한 쭈꾸미들이 들어가게 되죠.” 바다날씨가 허락된 날만 새벽 6시에 바다로 나가 반나절 동안 작업해 잡아내는 양이 채 20kg에 못 미친다.

다시 말해 소라껍질 1000개에 20~40마리밖에 들지 않는단다. “날이 풀리면서 점점 늘어나겠지만 갈수록 매년 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라며 작은 한숨을 토해내는 그. 이내 곧 밝은 표정으로 그나마 그렇게 잡아온 주꾸미를 아내가 법성포구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직접 팔기에 조금이나마 가계생활을 끌어갈 수 있단다.

하지만 이들 부부의 쭈꾸미 잡이 준비는 오래 전부터 시작된다. “어한기인 겨울철에도 편하게 쉴틈이 없습니다. 주꾸미 잡이를 할 수 있도록 겨우내 어구를 손질하고 새롭게 만드는 일을 하죠”라며 부수입원인 돌게잡이 통발손질도 더불어 함께 한단다.

이처럼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그, 바다와 인연이 닿은 지는 15년정도 됐다. 고흥이 고향인 그는 바닷일을 업으로 하는 외삼촌일을 도우러 영광에 왔다 가정도 꾸리고 아예 바다삶을 시작하게 됐다고.

“처음엔 김양식을 했죠” 하지만 원전온배수는 쉽사리 김양식을 허락하지 않았고 소멸보상과 함께 시작한 것이 지금의 주꾸미잡이와 돌게잡이란다.

“어업은 부지런해야합니다. 게으른 사람에게 결코 기회를 허락하지 않죠”라며 오랜경험에서 얻어진 가치를 강단 있게 밝힌다. 지금까지의 삶처럼 부지럼에 부지럼을 더해 “몇 년후 조그마한 수산물 가게를 만들고 싶습니다. 직접 잡아온 것을 팔기도 하고 또 가공까지 할 수 있는…”이라며 향후 포부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