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섬김의 삶, 목회자로써 당연한 것"
"나눔과 섬김의 삶, 목회자로써 당연한 것"
  • 영광21
  • 승인 2007.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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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당골칭찬릴레이 - 이범욱 김은한씨 부부 / 영광읍
아침 일찍 찾아나선 교회. 높이 솟은 십자가는 여느 교회 그것과 같지만 사람손때가 깊이 배인 흔적의 교회당 건물은 교회의 역사와 그 속에서 엮어진 사람살이를 말해주는 듯 하다.

"신문에 낼만한 것도 없고 낼 이유도 없습니다"라며 애써 찾은 기자의 말문의 여지마저 허락지 않더니 예수의 삶을 쫓는 목회자로써 당연한 것이라는 이범욱(54), 김은한(50) 목사 부부. 아무 연고도 없던 영광땅에 내려와 터를 닦은지 18년째이다.

선친과 7남매 형제 모두 목회자의 길을 걸은 집안 내력이어서였을까? 사회생활중 신앙의 뜻을 쫓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고 고향땅 해남과 함평을 거쳐 영광으로 오게 됐다.

그렇게 시작된 영광살이는 평탄치만은 않았다. "저희 애가 초등학교때 반에서 수학여행비를 걷는 책임자였음에도 수학여행비를 내지 못했던 일도 있었죠"라고 웃음속에 지난 추억을 담아내지만 간단치 않았던 지난한 역정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한 여건에서도 비닐하우스로 신앙을 일궈가는 다른 교회 등 어려운 교회들과 함께 나눠 '교회이장'이라는 별칭이 생겼다는 말이 마음에 찡하게 다가온다.

그런 이들 부부의 교회에는 사람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점심때는 양로원과 주변에서 모신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밥을 나눈다.

"사람의 정이 그리운 어르신들이 손을 꼭 부여잡고 참 맛있게 잘먹었다고 말해주실 때 정말 고맙고 힘이 나죠"라며 작지만 소중한 무료급식의 참뜻을 일깨워준다.

또한 방과후가 되면 교회는 금방 아이들 목소리로 넘쳐난다. 바로 얼마전에 시작한 무료공부방 때문이다. 그리고 부부간의 큰 틈이 생겨 이혼직전에 있던 이들도 그들 목사부부를 만나 가정의 화합을 일구고 광주에서 이곳까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주 화요일이면 교단을 초월해 광주, 영광, 고창 등지에서 온 목회자들과 함께 공부도하고 나라와 지역을 위한 기도의 시간도 갖는다.

또한 중국, 필리핀, 우크라이나 등 선교활동을 나간 청년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장학금을 지원해 미래목회자로써 길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러한 그들 부부에게 생활적 근거지는 바로 영광이지만 봉사와 신앙적 힘의 반경은 이웃 시·군을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영광중부교회'라는 명칭에도 '성령의 능력으로 세계를 향하여'라는 교회표어에도 그런 뜻이 물씬 묻어난다.

'나눔과 섬김'이라는 마음 하나로 달려온 목회생활. 이들 부부는 여건이 허락하는 데로 영광읍내에 작은 공간을 얻어 지역어르신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급식을 할 계획이다.다.

"교회에서 급식을 하니까 종교적인 것 때문에 못오신 분들이 계세요"라는 이 목사부부는 낮은 곳을 향해 삶을 사셨던 예수님을 닮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