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제복의 사나이들, 묘량밤길 보안관"
"파란제복의 사나이들, 묘량밤길 보안관"
  • 영광21
  • 승인 2007.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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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묘량면자율방범대
어두운 밤길, 나이도 나이이고 시골길인지라 걸음이 더디다. 70평생 별탈 없이 거닐었던 길인지라 큰 걱정은 없지만 술기운에 더한 한기는 이내 몸을 무겁게만 한다.

이때 자동차 전조등이 확 지나치나 싶더니 다시 뒷걸음 쳐 옆으로 다가온다. "어이구 어르신, 어디까지 가십니까? 얼른 타세요 모셔다 드릴께요" 바로 우리 묘량의 밤길을 지키는 고마운 젊은이들이다. 저들이 있어 요즘같은 삭막한 세상에 든든함이 배가 된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밤이면 묘량면 곳곳을 넘나드는 파란제복의 사나이들이 있다. 바로 밤 9시부터 4시간여 동안 묘량 곳곳에 방범순찰을 도는 묘량면 자율방범대원들이다.

"모두 낮에는 농사일로 또는 개인사업이나 직장일로 바쁘고 피곤하죠. 그런데도 또 밤이 되면 이렇게 모여 함께 순찰방범활동을 합니다"라는 묘량면자율방범대장 강맹덕(40)씨. 개인의 안위와 편안보다는 항상 먼저 나서서 묵묵히 함께 해주는 대원들이 고마울 뿐이란다.

이처럼 묘량면 밤길의 보안관이 돼 있는 방범대원들은 20~40대 사이의 10여명의 사나이들이다. "대원수는 그리 많지 않죠.

하지만 묘량에 대한 사랑과 한가족처럼 지내는 끈끈함은 그 적음을 채우고도 남습니다." 조용한 농촌인지라 젊은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

예전 방범대 활동을 했던 사람 그리고 새롭게 들어온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 3년째 꾸려오고 있단다. 이에 더해 가족동반단합대회, 매월 갖는 월례모임, 서로의 애경사 챙기기 등은 대원간의 간극을 끈끈한 정으로 묶어 세우고 있다고.

"뭐 따로 큰 지원이랄 게 있나요." 말그대로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활동, 매달 모으는 대원들 회비를 쪼개고 쪼개 사용한단다.

오히려 방범순찰때 대원들이 직접 자신의 차를 운행하는건 기본이요 방범활동중 만난 지역후배들 모임에 음료수라도 전해준다고. 그리고 아끼고 아낀 회비를 모아 연말이면 지역내 어려운 분들에게 작은 마음의 표시라도 한단다.

이들이 밤길만 지키는 것이 아니다. "지역내 행사들이 있으면 부족하나마 함께 합니다." 면민의 날, 노인위안잔치 등이 있으면 역시나 이들의 손과 발 또한 분주해진다. 교통질서 정리와 차량관리는 기본이요 어르신들을 집에 모셔다드리거나 음식물 운반 등도 이들의 단골메뉴다.

이들의 활동이 항상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겨울철 큰눈이 와서 도로가 미끄럽거나 장마철 큰비 등은 방범활동에 큰 지장을 줍니다." 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면 꼭 방범활동을 펼치는 그들. 자연의 도전도 대원들의 묘량사랑 앞에 작아질 수밖에 없다.

"우범지역이요? 없어요." 2년째 방범대를 이끌고 있는 강 대장의 확신에 찬 대답. 조용한 농촌지역에 특별한 사건사고가 있지는 않단다. 하지만 그들의 존재감만으로도 묘량사회의 안전은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