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킴이 자라, 온 가족의 희망”
“환경지킴이 자라, 온 가족의 희망”
  • 영광21
  • 승인 200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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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수산인45 / 자라양식/ 윤여주씨<불갑>
어릴적 한번쯤은 들어 봤을 쯤한 이야기 별주부전. 용왕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 자라가 토끼를 잡아 오지만 토끼의 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는 줄거리다. 이처럼 예로부터 우리의 삶과 친근했던 하지만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오늘의 주인공 자라. 그 자라를 약 10,000마 리나 사육하고 있는 곳이 있어 만나봤다.

“15년 후를 내다보고 소나무 씨를 심었다.” 마당 한켠 작은 소나무를 가르키며 던진 말이다. 그냥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작은 소나무를 옮겨 심으면 되련만 그런 우직스러움이 바보스럽기까지 하다.

“14년간 자라양식만 해왔죠”라는 윤여주(43)씨. 사회초년 6개월간 건설회사 근무라는 잠깐의 외도를 빼곤 자라와의 동거동락은 그의 인생무대다.

이야기속 자라는 충직한 신하이면서도 토끼를 꾀어올 만큼 대차다. 하지만 실제 자라는 “상당히 민감한 녀석이죠. 인기척이 있으면 바로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자라를 보기위해 들어선 양식장 수조, 무리를 지어 햇볕에 몸을 내 맡기던 녀석들이 눈 깜짝할 사이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외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무리죽음도 다반사라고 한다.

“자라는 죽어서 썩어가는 물고기를 좋아하죠.” 그래서 ‘환경청소부’라는 별칭을 강조하는 그. “자라를 자연생태계를 교란하고 식성이 강한 붉은귀거북와 혼돈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움을 던진다.

다른 곳처럼 민물장어 배합사료를 주면 편하련만 일일이 수산물 유통업체 등을 쫒아 다니며 죽은 미꾸라지를 구해 온다고.

그의 자라양식장에는 어미자라 2,000마리와 새끼 자라 80,000마리가 함께 커가고 있다. 4월말부터 산란에 들어가는 어미 자라들은 15일에 한번꼴로 10개정도씩의 알을 5차례정도 산란한다.

“산란한 알을 수거해 부화조에서 약 45일간 관리를 하면 새끼들이 부화를 하죠.” 그렇게 부화된 새끼들은 또 사육조에서 약 한달 간 집중관리를 받은 후 성만장으로 옮겨진다.

“약 2년6개월 정도 성장해야 상품화할 수 있는 1kg 정도 나갑니다.” 그리고 3년~5년정도 성장해야 생식기능을 갖는다고.

하지만 그의 자라양식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불갑저수지수변공원 조성공사 스트레스로 애써 키운 자라들이 떼죽음을 당한일, 타 지역 업체의 말라카이트그린 사건으로 인한 매출 급감소, 2005년 겨울 폭설로 인한 떼죽음 등 역경에 역경을 거듭해 왔다.

불갑저수지를 끼고 살아온 어린시절, “저수지에서 자라를 항상 접하며 커왔죠. 그리고 지금은 자라를 직접 키울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할 것입니다”라는 그.

손맛 좋은 아내와 양식장 한켠 마련된 식당, 그리고 사라져가는 자라의 자연으로의 방류, 광주권 손님유치 등에 온 가족의 미래도 함께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