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 에비군제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영광 곳곳에는 향토수호를 위한 선열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형태로 군·현민의 보호와 군사적· 행정적인 기능을 함께 담당했던 영광읍성, 해안을 통한 외적의 침입에 대비했던 법성진성,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못한 때에 해안지방의 정황과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불빛으로 연락하던 봉(烽)과 연기를 피워 전달하던 수(燧), 즉 봉수(烽燧)가 백수 고도리와 홍농 상하리에 있다. 역사속에 명칭과 제도는 달랐지만 시련극복과 생존권수호를 위해 활약했던 향토군과 의병이 지금의 향토예비군의 뿌리라 할 수 있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 그 자리에 장년의 나이를 맞은 우리 예비군들이 있다. 올해도 4월7일이 예비군 창설 39주년이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비군들이 예비군의 날이 언제인지조차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상태가 돼 버렸다. 물론 관심과 인식부족에서 오는 결과들이다.
2005년 기준 예비전력 예산은 약 427억원이었다. F-16 전투기 1대 가격이 400억원 정도이므로 전투기 한대 가격으로 304만명의 예비군과 전쟁물자 관리를 해야 하므로 예비군과 예비군 지휘관의 사기진작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비군 화기의 60%가 2차 대전 당시 사용하던 칼빈소총, LMG기관총 등은 현역시 운용경험이 전혀없어 훈련때 기초부터 다시 교육해야 하고 화생방전에 대비하기 위한 방독면 등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
바쁜 생업을 뒤로 하고 먼 길 달려온 예비군들에게 한끼 점심값도 안 되는 3,500원의 중식비와 1,800원의 교통여비는 예비군의 입장에서 보면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적은 돈에 불과하다.
또한 선거 때마다 예비군제도 폐지와 훈련기간 단축을 공약으로 거론하는 일부 정치인들과예비군훈련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예비군복무를 병역의무보다는 현역복무후 귀찮은 부가적 의무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유는 불편한 식사, 교통 및 재래식 화장실 사용, 형식적인 훈련 및 훈련방법, 낮은 훈련보상비 등의 문제점 때문이다.
걸프전이 끝난 후 미국은 '이번 승리는 예비군의 것이다. 이번 승리는 역사에 길이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안보위협이 적은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의 예비군 전력을 보면서 우리도 이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예비군을 평가하고 예비전력 정예화가 절실할 때다.
2008년에는 훈련보상비가 7,600원 지급되며, 예비군규모와 복무체계도 현재 300여만명에서 2020년에는 150여만명으로 줄어들며 예비군 편성연차도 현재 1년에서 8년차를 1년에서 5년차로 줄어든다.
훈련방법도 인터넷 훈련소집일정 자율선택, 휴일 예비군훈련, 전국단위 훈련제도, 자율참여제 동원훈련, 서바이벌 훈련방법 등 과거의 불편하고 부실한 예비군훈련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점차 흥미있고 성과있는 예비군훈련으로 발전돼가고 있다.
향토방위는 현역과 예비군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두의 안보 공감대가 확산되고 예비군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더욱 절실할 때다.
황흥만<예비군중대 영광읍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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