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여”
“농작물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여”
  • 박은정
  • 승인 2007.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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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남농협 동간1구영농회
가로수처럼 길게 늘어선 소나무가 멋스러움을 풍기고 있는 내천뚝을 지나 도착한 군남면 동간1리 동편마을. 마을을 조금 못가 만난 수령이 약 300년 정도 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의 위풍당당한 자태가 마을의 역사를 가늠하게 하는 이곳도 이런 저런 농사일로 주민들이 쉴틈이 없다.

70대 어르신이 주축을 이룬다는 군남농협 동간1구영농회(회장 유성춘). 회원들이 대부분 연로한 탓에 많은 양의 농사를 짓지는 못하지만 벼와 보리 등의 논농사와 고추농사 등을 짓고 있다. 또 이곳 영농회원 중 몇몇 젊은 회원들이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하며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방울토마토의 시세가 좋아 회원들의 얼굴에 기쁨이 넘쳐나고 있다.

유성춘 영농회장은 “우리 마을은 어르신들이 워낙 연로하신데다 농사양이 많지 않아 큰 소득을 창출할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재배해 그곳에서 일손을 도우며 용돈벌이를 하고 있다”며 “또 우리 마을은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아 농가 전체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농협에서 또한 농자재 수급이라던지 각종 사업에 적극 협조해 큰 어려움이 없다”고 편안한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유 회장은 20대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마을을 대표하는 젊은농군답게 노령화된 이웃의 손과 발이 돼 주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그 날도 어버이날을 맞아 어르신들에게 팥죽을 끓여 대접하며 정성을 베풀고 있었다.

이처럼 이곳 영농회 어르신들은 젊은이들에게 버팀목이 돼주고 젊은이들은 어르신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마을 화합과 발전을 위해 한마음이 되고 있다.

고추정식과 못자리 등이 거의 마무리된 이곳은 일반벼와 함께 종자용 나락을 생산하고 있다. 개개인 일하랴 이웃사촌 일봐주랴 굽은 허리를 펼 틈조차 없는 바쁜 농번기가 시작됐지만 서로 나누며 일하는 활력넘치는 인정이 버거운 삶을 지탱해주며 희망을 꽃피게 했다.

“농작물은 정성을 들인 만큼 수확의 기쁨을 안겨주는 것이여”라며 “인간들은 서로 믿지 못하고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지만 농작물은 절대로 주인을 배신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고생한 만큼의 대가를 남겨준게 말여.”팥죽으로 참을 대신한 회원들이 들려주는 농사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의 목소리다.

연안김씨종택의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옆에 두고 욕심없는 평화로움을 지켜가고 있는 이곳 동간1구영농회의 건강한 풍년이 예감되는 기분좋은 만남이 돌아서는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