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탐방 86 / 우곡경로당 <불갑>

주민들의 공정한 이용을 위해 마을 가운데 위치한 우곡경로당(총무 조순단 사진)은 농번기를 맞아 어르신들의 발길이 뜸해 한가함이 역력했다.
7년전 건강관리실을 겸해 2층 건물로 건립된 이곳 1층은 어르신들의 체력단련을 위한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으며 2층에는 주민들의 여가선용을 위한 탁구대가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농한기 어르신들이 정담을 나눌 수 있는 방과 주방 등이 아담하게 자리해 안락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40여호가 모여 사는 우곡리는 비교적 다른 마을보다 젊은이들이 많기는 했어도 주민 평균연령이 70대로 농촌의 노령화가 여실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곳 우곡경로당은 가을걷이가 끝난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어르신들의 모임장소로 유용하게 이용되며 따뜻함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겨울이면 이곳에 모여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까지 먹고 놀다 11시가 넘어서나 집으로 가 겨울에 보일러 기름도 아끼고 마을 사람들과 모여 놀 수 있으니 경로당이 자식보다 더 낳은 효자제”라며 주름진 얼굴을 활짝 펴 보이는 어르신들은 “요즘은 깨도 심어야하고 모내기도 해야 돼 바빠서 못 모이지만 겨울이면 우리는 이곳이 놀이터랑께”라고 경로당에 대한 애착을 밝혔다.
논농사와 고추농사가 주요 농작물인 이곳은 논과 밭이 넓지 않아 어르신들 대부분이 소작으로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이렇게 예전부터 마을에 농토가 작아 많은 소득을 얻기 어려웠던 이곳은 집집마다 소를 길러 부수입을 올리는 지혜로 생활을 이어갔다.
우곡경로당은 여느 경로당과 다르게 특별히 회장을 두지 않고 마을부녀회장과 총무가 살림을 맡아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
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조순단(59)씨는 “마을 인심이 좋아 마을에 일이 있으며 모두 앞장서 나서며 아직도 품앗이가 살아 있어 서로 일이 많던 적던 함께해 어려움을 덜고 있다”며 “협동심이 강한 어르신들의 미덕때문인지 귀향하는 젊은이들이 많고 어린아이들도 20명에 달하며 다른 마을처럼 빈집이 없어 주변마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마을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범죄없는 마을로 옛 전통이 살아있고 다른 마을처럼 인구감소가 적어 희망이 보이는 이곳은 기쁨이 넘치는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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