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
'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
  • 김기홍
  • 승인 2002.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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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남 연흥사, 사찰음식 맛보기와 작은 음악회 열려
과도한 육식과 기호식품에 탐닉한 나머지 예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오신채(마늘, 파, 달래, 부추, 양파)를 넣지 않은 담백하고 정갈하며 맛과 영양이 우수한 사찰음식이 최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군남면 용암리에 있는 연흥사(주지 관송스님)에서 사찰음식 맛보기 행사가 작은 음악회와 함께 열렸다. 지난 25일 연흥사에서 전통 사찰요리를 배워보고 시식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이어 승무, 국악과 포크송 등 음악공연과 함께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이 지역 기관 사회 단체장뿐만 아니라 백양사 주지인 다정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관심을 보여줬다. 1, 2부로 나눠져 열린 이날 행사는 대과 스님의 사회로 진행된 1부에서 기념식과 불교TV 사찰음식 진행자 홍승 스님의 '건강하게 먹자'라는 짤막한 강연을 했다.

연흥사 관송 주지스님은 1부 행사에서 "여러분들게 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됐다"며 "세상살이 무거운 짐 모두 털어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도량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승 스님은 이날 강연에서 "사찰음식은 수행의 과정이고 육식이나 자극성 있는 음식을 먹지 않음으로써 성격이 온화해지고 마음이 다스려진다"고 말했다.

이번 사찰요리 맛보기 행사는 자극성 화학조미료를 가미한 인스턴트 음식이 아닌 채식이면서도 입맛을 돋구고 영양을 고르게 섭취함으로써 건강해지는 음식이 선보여졌다.
2부 행사에서는 국악인들과 영광거리음악회원들을 초청해 가을산사의 정취를 만끽하게 했다. 승무, 민요, 포크송, 영광의 노래, 찬불가 등으로 다채롭게 열려 산사에서 맛보기 힘든 이채를 뛰었다.

기러기

달 밝은 밤에 기러기들이
찬 서리 맞으면서 어디로 가나요
고단한 날개 쉬어가라고
갈대들이 손을 저어 기러기를 부르네

산 넘고 물을 건너 머나먼 길을
훨훨 날아 우리 땅을 다시 찾아왔어요
기러기들이 살러 가는 곳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너는 알고 있겠지
<윤석중 동시>


연흥사(烟興寺)
군남면 용암리 802번지에 있는 영흥사는 14세기 고려시대 각진국사가 초창했다. 1597년 정유재란시 소진된 후 17세기초 부운선사 중창한 이후 여러차례 중창을 거쳐 지금의 대웅전은 1998년 2월22일 낙성식을 가졌다.
절에는 현재 삼성각과 요사 1채가 있으며 오래된 성보 문화재로는 목조삼존불상을 비롯해서 불상의 복장물로 발견된 「묘법연화경」(전남도 지정 유형 175호)과 석탑재 및 부도, 그리고 마애불이 있다.

목조 삼존불상은 조선시대에 봉안된 것으로 현재 요사인 효정당(曉靜堂)에 있다. 삼존불이 전부 각각의 좌대 위에 앉아 있는데, 가운데 본존이 좌우 협시불보다 조금크다. 이 불상의 연대는 복장물로 발견된 「묘법연화경」의 출판연대에 따라 17세기 초·중기로 판단된다.

「묘법연화경」은 효정당의 불상에서 나온 복장물로서 전부 2종류 15권으로 된 목판본이다. 책에 쓰여진 기록에 따르면 1604년(선조37)과 1628년(인조6)에 각각 출판됐는데, 1628년에 출판된 것은 영광의 수연사(隨緣寺)에서 지호(智浩)스님에 의해 개판(開版)된 것이다.
요사옆에는 석탑재가 있는데 본래의 위치는 아니라고 한다. 현재 상륜 일부와 옥개석, 기단. 상대갑석이 남아 있다. 석탑재의 대체적 연대는 고려시대로 추측된다. 그밖에 조선시대의 부도 1기가 있다.

한편 절 서쪽으로는 산길을 따라 500m쯤 올라가면 장방형 바위벽에 새겨진 마애불상이 있다. 주변 환경으로 보아 연흥사와 관련된 유물로 보아도 확실할 듯하다. 마애불상은 동쪽과 남쪽면에 각각 한 분씩 새겨졌는데, 동쪽의 불상은 약사좌불상으로 높이 약 4m이다. 남쪽면 불상은 선각이 희미해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지만 높이 약 2.7m에 우견 편단한 가사를 입고 있으며 동쪽 불상과 조성수법이 같다. 조성연대는 전체적 기법으로 보아 두 불상 모두 고려시대 후기 무렵으로 추측된다. <참고자료: 영광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