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만 하라! 그러면…' 인센티브 약속 시간 지나자 '알아서 해결하라'
올해 전남·광주지역 고교 가운데 단일학교중 서울대에 최대합격생을 배출해 지역명문고로 확고히 발돋음한 해룡고가 대학입학생들에게 신입생 모집 당시 약속했던 장학금 지원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해룡고와 졸업생 학부모들에 따르면 해룡고는 고교신입생 모집 당시 속칭 명문대라 불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지역 우수대학에 입학해 일정수준 성적을 유지하면 4년동안 총 4회 한도내에서 회당 15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신입생을 유치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약속은 고교졸업후 대학에 입학해 일정수준 이상 성적을 유지해도 장학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학부모와 졸업생 당사자들로부터 강한 반발과 함께 도덕적 비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해룡고를 2004년 졸업하고 현재 서울지역 모 대학에 재학중인 A씨 학부모는 "우리 애가 고교 진학 당시 고교입학과 대학입학에 따른 인센티브 등을 학교에서 제시해 해룡고에 입학시켰다"며 "시골출신 학생이 소위 명문대에서 3.5이상의 학점을 유지하려면 여간 힘든 일이 아닌데도 동기부여 등이 있어 노력해 좋은 성적을 거둬 해룡고에 장학금을 막상 신청하자 학교에서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지난해에는 학교에 수차례 이의를 제기해 끝에 등록금 일부를 받았지만 올해는 아예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며 "다른 것도 아닌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린다면 될 행위인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이와 관련 학교 관계자는 "군에서 지급하는 인재육성장학금 수혜를 해룡고 졸업생은 명문고 육성사업으로 지원했다는 이유로 받을 수 없어 우수대에 입학해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었다"며 "그런데 이 관련조례의 규제가 2004년 풀리고 학교로서도 별다른 재원이 없는 상황에서 이중지원이 될 수 있어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문제가 되는 학생들이 서울지역 학교라 지방대학에 비해 학점간 차이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지금은 영광군의 인재육성장학금 신청자격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관련 조례 개정 등 차선책이라도 보다 현실화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해룡고가 고교 신입생 모집 당시 우수학생 유치에 급급한 나머지 재원마련 방안은 물론 학생들이 대학졸업때까지 지급될 장학금 소요재원에 대한 중장기계획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 같은 해룡고의 약속 미이행은 해당학교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주민의 혈세로 추진된 명문고육성사업의 인적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해 지역사회에도 해악을 끼칠 수 있어 최소한의 차선책 마련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룡고의 대책마련이 주목된다.
저작권자 © 영광21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