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분열로 자란 새싹 무균상태로 길러내기
세포분열로 자란 새싹 무균상태로 길러내기
  • 영광21
  • 승인 2007.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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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인의 난과의 만남 54 - 생강근 기르기
생강근은 생강과 비슷하게 생긴 유백색 영양 덩어리로, 자체광합성 작용과 눈점이 있어 자가 증식할 수 있고 자라면서 신아를 만들어 낸다.

‘미분화세포조직괴’를 이르는 생강근의 생성을 보면 4월의 춘란과 10월의 한란 꽃이 피어 바람과 곤충들에 의해 수정이 되면 꽃 밑부분에 살이 찌면서 치자 모양의 씨방이 형성되는데 이 씨방에는 대략 80만개 정도의 씨눈이 생성된다.

씨앗은 결실기에 암갈색의 색깔을 띠고 봉숭아 씨방이 터지는 것처럼 세로로 벌어지면서 미세한 유백색의 씨앗이 근처 내지는 수백km의 산야로 바람에 실려 날아가게 된다. 이 씨앗은 땅에서 알맞은 수분과 영양, 온도에 의해 발아하게 된다.

우리는 여기에서 재미있는 자연의 생리 생태를 접할 수 있다. 콩과식물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라는 질소고정균이 있어 별도로 요소나 유안 등 질소질 비료를 주지 않아도 공기중의 질소를 흡수해 이용하듯이 난도 난균이라는 공생균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아 미분화세포조직괴인 생강근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땅에 뿌려진 난 종자도 난균이 없는 곳에서는 발아하지 못하고 자연 도태되고 마는 것이어서 그 많은 종자가 땅에 떨어지지만 10%미만의 종자만이 생강근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씨앗은 지면이나 또는 땅속 1m까지 지각이동이나 산사태 등으로 묻힐 수도 있으며 지면에서 형성된 생강근은 영양번식으로 눈점을 만들어 5~7년의 기간동안 한개체의 난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땅속 깊이 묻힌 생강근은 곧바로 눈점을 만들지 못하고 지하경을 형성해 마디마디 약 0.5~1cm로 성장하면서 마디마다 눈점과 뿌리를 내리며 표토(表土)위로 나오게 된다.

여기서 또 한가지의 재미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는데 보통 1~3cm 밑에서 생성되는 것은 춘란이 많으며 지하에서 생성되는 것은 한란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일본한란 명품 산지에서는 불도저까지 동원해 생강근을 남획함으로서 산지가 황폐화됐다는 일화가 있고 우리나라도 고가품의 단엽(충북 영동 분료처리장뒤)이 나온 산지를 쑥밭으로 만들어 버린 사건 등 자생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단엽종들은 생강근의 군락에서 적은 면적에서도 다량으로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파괴이고 난의 생태계와 우수한 종자를 말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채집된 생강근이라 할지라도 배양과 발아가 어렵고 생강근의 영양 때문에 뿌리의 발육이 늦고 대부분 고사하고 만다.

여기서 말하는 생강근 즉, 미분화세포조직괴는 식물학상 용어로는 ‘라이좀’이라 하며 우리나라 춘란과 한란 등에서 발생하는 생강 모양의 영양체로서 조직배양의 1단계에 해당한다.

이는 밀폐된 유리병 안에서 인공으로 공급되는 적정 영양을 섭취하며 자라게 되는데 세포분열을 통해 어느 정도 성장하다가 새싹을 올리게 되며, 새싹이 자라면 이를 다시 나눠 무균상태의 유리병에 넣고 길러내는 것이 조직배양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