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분지의 농토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 계획”
“넓은 분지의 농토에서 친환경농법으로 농사 계획”
  • 영광21
  • 승인 2007.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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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을 일구는 사람들 - 영광농협 덕흥1구 영농회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11월을 맞았지만 넓은 농토에서 올해를 마무리하고 내년을 기약하려는 농민들의 구슬땀이 한창인 영광농협 묘량지소 덕흥리 1구 영농회 가리마을을 찾았다.

덕흥리는 원래 묘장면의 지역이었는데 1910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한시랑리, 산적리, 덕동리와 장등리, 흥곡리의 각 일부지역과 고교리를 병합해 덕동과 흥곡의 이름을 따서 덕흥리라 하고 묘량면에 편입시켰다고 전해진다.

이곳 가리마을은 옹기그릇을 구워 생활해 온 사람들이 이 마을에 고령토가 풍부하여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고 상산금씨, 전주이씨, 진주강씨가 마을을 이루며 지형이 개(犬)의 형국으로 되어 있다고 개리라고 하였던 것이 오늘에 이르러 가리마을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주위에 높은 산이 없이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고 넓은 분지에 형성된 덕흥리 1구 이장이며 영농회장으로 봉사중인 김병환(65)씨는 "48가구 107명으로 형성된 덕흥리 1구는 밭농사보다 2배나 많은 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주요작목은 벼농사와 담배, 고추 그리고 배추 등이며 주민의 평균연령은 50대 후반"이라고 전해준다.

내년부터는 우렁이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친환경농법을 시도하려고 계획중이라며 친환경농법의 당위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까지 해 주었다.

주민 대다수가 어르신들인데 마을회관 등의 여흥 및 운동시설이 전무한 형편이라며 안타까와 한다, 그래도 매달 적은 돈이지만 공동으로 거출해 마을 대소사의 경비로 사용하고 1년에 두번씩 여행도 다니고 있다.

문득 마을회관앞 큰 팽나무 밑에 썩은 동아줄이 감겨있어서 그 연유를 물었더니 매년 정원 대보름날 팽나무에 전 주민이 모여서 당산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안녕과 출향 자녀들의 안위를 기원하는데 그때 팽나무에 감아놓은 동아줄이라고 말해준다.

그 때문인지 마을에 큰 사고나 태풍 피해 등은 없었으며 마을 사람들의 인심도 후하고 순박하다고도 덧붙인다. "부인과 함께 네자녀를 잘 교육시켜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고 이제 막내 여윌 일만 남았다"고 말하는 김병환 영농회장의 얼굴에 잠시 그늘이 지나간다.

대부분의 농촌현실이 그러하듯 자녀들이 성장하면 대도시로 나가면서 어르신 부부만이 농촌에 남아 힘든 농사일에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때문에 어르신들은 사람이 그립고 자녀들이 그리운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 저 한구석이 메여온다.

조용하지만 활력이 넘치는 덕흥리 1구 가리마을. 어제에 만족하지 않고 내일을 위해 계획하고 값진 구슬땀을 흘리는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돌아서는 기자에게 쌀쌀한 바람이 더는 차게 느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