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 삼성재벌
천민자본주의의 전형을 보여준 삼성재벌
  • 영광21
  • 승인 200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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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김용철 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을 통해 지목한 이른바 ‘금품수수 검사’ 파문이 들불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고 있다.

연일 여기저기에서 삼성에 관한 말들이 하도 무성하여 도저히 한마디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지난 13일에 있었던 임채진 검찰총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삼성 비자금과 금품수수 의혹이 핵심 쟁점이 되었다.

금품수수 검사 명단에 임채진 내정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명단에는 이귀남 대검 중앙수사부장과 이종백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도 포함돼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당사자들은 삼성으로부터 어떤 청탁이나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펄쩍 뛰고 있다.

특히 임채진 내정자는 청문회에서 구체적인 근거가 없는 주장이어서 해명할 길이 막막하다고 자신의 결백을 강력히 주장했다.

검찰은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고, 삼성측은 김 변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와 검찰의 핵심 간부, 그리고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기관의 수장인 국가청렴위원회 위원장까지 비리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국민들은 혼란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은 삼성과 검찰,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벌이는 진실공방이 빨리 그리고 명확하게 처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혹이 제기되고 구체적인 명단까지 나온 이상 질질 끌 사안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어느 한쪽은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고, 그 진위가 가려질 때 회복하기 힘들 만큼 큰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은 삼성재벌 문제의 핵심은 불법승계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상무에게 삼성재벌을 승계하기 위해 불법과 편법을 일삼은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정확한 지적이다. 이건희 회장은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 국가적 차원의 문제를 빚어내고 말았다. 모든 문제가 불법승계로 귀결된다.

불법승계를 위해 내부순환출자를 대대적으로 이용했고,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해서 그야말로 총체적 매수작전을 펼쳤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탈세문제이다.

삼성재벌의 불법승계는 막대한 탈세문제와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다.

이재용 상무는 기껏 16억 원의 세금을 내고 삼성재벌을 거의 승계하다시피 했다.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흔히 한국 자본주의를 ‘천민자본주의’라고 부른다.

그 까닭은 많은 부자들이 더럽게 돈을 벌어서, 더럽게 지키고, 더럽게 쓰기 때문이다.

그 핵심에 탈세가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부자들이 탈세를 해서 돈을 벌고, 그 때문에 부패하지 않을 수 없다.

부패의 원천은 탈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 탈세하다보니 부패하고, 탈세해서 번 돈을 나눠먹자니 또 부패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꼴이다.

모든 국민은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 그래서 탈세는 국민이기를 포기하는 중범죄이다. 부자들이 탈세를 삶의 지혜쯤으로 여기는 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은 국민의 불신이 검찰 나아가 공직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 점 의혹 없이 진상을 밝혀야 한다.

삼성측도 권력기관을 금품으로 매수해 좌지우지하려 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