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대단한 한나라당
정말 대단한 한나라당
  • 김세환
  • 승인 2007.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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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희망인가, 과거 회귀인가
제17대 대통령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만나는 주변 분들 가운데 누구 하나 선거에 대해 이야기하는 분들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5년전인 2002년과 비교하면 무척이나 비교되는 분위기입니다. 그때 당시에도 소위 민주개혁세력의 재집권이 힘들게 보이고 설상가상 투표 전날 밤 12시 가까이 되던 무렵 단일화의 한축을 이뤘던 정몽준씨의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마저 발표돼 선거결과를 한치 앞도 못보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무엇인가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발길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은 누구를 찍어야 할 지 모릅니다. 후보도 후보려거니와 단일화협상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들은 실망과 불신을 더욱 키워 놓았기 때문입니다.

늦었더라도 최선책이 아니라면 차선책이라도 찾는게 그나마 국민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감히 권합니다.

그런데 투표 1주일을 앞둔 12일 정권탈환의 8부능선을 넘은 한나라당이 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기자 시절 이명박 후보와 인터뷰한 내용이 담겨 있는 이른바 '박영선 UCC 동영상'과 김경준씨 모친 동영상에 대해 선거법 위반혐의로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동영상 원본 제작자, 동영상 게시 UCC 전문업체, 동영상 검색제공 포털사업자, 동영상을 기사화한 언론사, 동영상을 다운로드한 네티즌까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후보자 비방죄, 탈법 방법에 의한 영상물 유포죄 등을 수사의뢰 대상에 적용했다고 한나라당은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습니다.

문제가 된 UCC동영상은 박 의원이 MBC 기자로 있던 2000년 11월 서울시청앞 삼성생명빌딩 17층에 있던 BBK 사무실에서 이 후보를 인터뷰한 동영상입니다. 특히 이 인터뷰는 이 후보가 당시 기자였던 박 의원을 불러 이뤄진 것이고 비슷한 시기에 여러 언론매체에서도 이 후보 사진과 함께 BBK 관련 기사를 다뤘습니다.

수사의뢰의 전제가 된 BBK 의혹사건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무관함을 많은 국민들이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검찰의 수사가 미진하고 오히려 정치적 판단에 의한 수사결론을 내렸다고 국민의 비난이 팽배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 자신은 BBK와 무관하다고 합니다. 선거라는 대사가 있기 때문에 이점 이해합니다. 그런데 사실 자체에 대한 확인조차도 할 수 없게끔 국민들의 눈과 입을 모두 막으려고 하는데 대해서는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가려지겠습니까.

과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지 못한다면 모르는 채 그냥 넘어가기라도 할 것이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동영상을 다운로드해 보는 네티즌까지 민·형사상 처벌하겠다고 운운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 집권이 현실화되는 내일을 보는 것 같습니다. 80년대 독재정권 시절 보도 여부, 기사크기 등을 일상적으로 언론사에 지시한 정권의 '보도지침' 사건이 새삼 떠오릅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그러한 행태가 언론에만 그칠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국민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 전반에 걸쳐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발 우려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1차 세계대전후 전승국들이 패배한 독일에게 부과한 엄청난 부담들로 인해 진행된 극심한 역경과 깊은 절망속에서 국민들은 아돌프 히틀러라는 새로운 리더를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세계는 물론 당사자인 독일 국민에게도 되돌릴 수 없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속담이 오늘의 상황은 아닐런지 자문하고 싶습니다. 독자와 군민 여러분, 이번 대선 어떻게 하는게 좋겠습니까.

김세환 대표이사 kimsh@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