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실험실 착공, `미지의 물질' 중성미자 검출실험 착수
영광원자력발전소 인근에서 `우주생성의 비밀'을 풀기 위한 지하실험이 이뤄진다.서울대와 러시아 핵물리연구소를 비롯한 국내외 10개 연구기관의 입자물리학자 50여명으로 구성된 중성미자 검출기 구축사업단(단장 김수봉 서울대 교수)이 3월경 영광원전 부근에 중성미자 검출실험실을 착공한다고 23일 밝혔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소립자의 일종으로 현재까지 3종류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질량이 워낙 가볍고 다른 물질과 좀처럼 반응하지 않아 지금까지 제대로 측정되지 못한 `미지의 물질'이다. 중성미자 사업단은 우라늄의 핵분열 과정에서 다량의 중성미자가 방출된다는 점에 착안, 실험을 진행하는 데 입지가 알맞고 발전량이 많은 영광원전 인근 산악지대에 지하터널을 뚫고 이곳에서 검출 실험을 진행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부로부터 90억원을 지원받은 이번 실험은 원전으로부터 290m 떨어진 100m 깊이의 근거리터널과 1,380m 떨어진 300m 깊이의 원거리터널에서 동시에 이뤄지며 자체 설계한 300t 용량의 검출기가 사용된다.
실험은 검출기에 담긴 발광성질이 있는 액체섬광 물질이 원전에서 발생한 중성미자와 반응해 내는 빛을 감광센서로 포착함으로써 중성미자 3종류 가운데 미측정된 마지막 1종류 중성미자의 변환상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중성미자 구축사업단은 "측정된 변환상수는 중성미자의 성질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사용돼 이른바 우주를 탄생시킨 대폭발인 `빅뱅' 직후 우주공간을 채웠던 소립자의 성질을 역추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프랑스와 중국 등도 중성미자 변환상수를 알아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사업단은 올해 10월 지하실험실을 완공하는 대로 검출기를 설치하고 2010년 이전에 실험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수봉(물리천문학부) 사업단장은 "중성미자는 1초에 약 1천억개가 엄지손톱 크기의 면적을 지나갈 만큼 엄청난 수가 인체를 투과하고 있지만 좀처럼 검출되지 않는 소립자"라며 "조속히 실험에 성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연구결과를 얻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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