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당골칭찬릴레이 - 홍농읍 김순학
“언니 안녕.” “아짐 어디 가는 감. 차림이 멋있네.” “어매 낮밥은 먹었는가” “아재 이리 주쇼. 내가 우체국가서 부칠랑께.” “아그야 추운디 워째 밖에 나왔냐. 감기 걸링께 어서 들어거거라” 홍농우체국에서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순학(47)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는 길에 들리는 목소리다. 오며가며 마주하는 주민들에 대한 애교스런 참견이 조금 시끄럽기는 해도 정겨움이 듬뿍 묻어난다.
“우체국에 몸 담은지도 6년이 다돼가네요”라며 겨울추위에 빨개진 얼굴로 선하게 웃음 짓는 김 씨. “원래 저의 고향은 영암입니다.
여기저기 지역을 옮겨 다니며 사업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 홍농으로와 지금은 단덕리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거주하는 곳을 밝히는 김 씨는 일곱살 되던해 생모를 잃고 새어머니를 맞았지만 20대 초반 그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서울에서 무역회사 건설회사 등에 다녔지만 어머니 없이 홀로 지내는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홍농으로 내려와 그때부터 집배원 일을 하고 있다.
김 씨는 법성이 고향인 아내와 결혼해 슬하에 1남을 두고 현재 85세된 아버지를 봉양하며 알토란같은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연한 계기로 집배원 일을 시작해 처음에는 위치와 이름을 몰라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해 쌓인 우편물을 보면 한숨부터 나왔으니까요”라며 어려웠던 초창기 어려움을 전한 김 씨는 “이제는 눈감고도 우편물 배달을 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고 그보다 더 좋은 것은 날마다 주민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무엇보다 크다는 것입니다”라고 일상에 대한 만족을 표시했다.
김 씨는 홍농의 한전기공아파트, 칠곡리, 계마리, 상하리 등의 지역을 담당해 날마다 도착하는 우편물을 배달하면서 주민들의 안부를 묻고 또 그들의 잔심부름까지 도와 주민들로부터 높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그와 함께 근무하는 동료들은 “직장인 모두가 김 씨처럼 일한다면 좋겠어요. 항상 긍정적이고 즐겁게 말입니다”라며 “워낙에 어르신들에게 붙임성 있게 잘하는 김 씨는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아 이젠 주민들이 먼저 그를 기다리고 반겨 서로간의 다정함이 갈수록 넘쳐나고 있다”고 칭찬했다.
너스레가 넘치고 유머가 풍부한 김 씨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주민 모두가 좋아하고 김 씨가 지나는 길목에는 그를 향한 펜들의 반응이 대단하다. 심지어 다른 집배원이 핼맷과 마스크를 하고 김 씨의 구역을 방문하면 주민들은 김 씨가 온줄 알고 손을 흔들고 길가로 달려 나올 정도라고.
그리 넉넉하지 않아도 마음이 부자인 김 씨. 그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거기에 덤으로 인정까지 배달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으로 오늘도 겨울의 찬바람을 씩씩하게 가르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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