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이어 최고 전통주 만든다”
“어머니 손맛 이어 최고 전통주 만든다”
  • 영광21
  • 승인 2008.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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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을 일구는 여성 - 박 정 순<대마주조장>
대마면 원흥리 장보마을에 위치한 대마주조장. 약간은 시큼하면서도 구수한 막걸리 내음이 어릴적 고향들녘을 생각하게 하며 향수에 젖게 하는 이곳은 분주했던 설명절 대목을 보내고 여유로움이 깃들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박정순(35)씨. 형이 3년간 운영하던 주조장을 지난 1992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한 정덕진 대표의 아내인 박 씨는 안주인이자 시어머니에게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수제자로서 주조장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내무부장관(?).

대마면 성산리 대성마을에서 2남3녀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간호대를 졸업한 직후 남편을 만나 결혼해 남편을 도와 주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살면서 주조장을 오가며 보아오다 우연히 남편을 만나 결혼해 하나 둘 술 빚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다”고 밝힌 박 씨는 “처음에는 옛날방식 그대로 술을 빚어 오늘의 대마막걸리의 맛이 널리 알려지게 한 시어머니의 손맛을 감히 흉내 낼 수도 없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맛을 따르고 있다”고 슬며시 자신감을 표시했다.

정통적인 고유의 맛으로 지역주민은 물론이고 외지 사람들의 발길까지 꾸준히 유혹하고 있는 대마주조장에서 제조에서부터 판매, 인터넷주문의 온라인 배달까지를 담당하고 있는 박 씨는 이젠 주조장의 며느리가 아닌 제조 기술자이자 사업가로 자리를 확실히 굳혀가고 있는 것.

누룩을 직접 발효시키고 기계의 사용보다는 예전 전통기법 그대로 술을 빚어 판매하는 대마주조장은 전국적으로 그 맛이 알려지며 애호가들의 주문이 밀리고 있지만 정량만을 생산해 한정판매를 하고 있다.

남편인 정덕진씨는 “아직 어머니의 손맛을 100% 따르지는 못하지만 어머니에게 먼저 술 담그는 기술을 배운 저보다 이젠 아내가 더 술맛을 제대로 내고 있다”며 “5남3녀의 막내며느리로서 주조장 운영에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는 일상에 지칠 법도한데 어머니의 말씀에 ‘예 어머니’라고 답하며 한번도 거역한 적이 없는 아내가 늘 고맙다”고 아내사랑을 밝혔다.

결혼후 몇 년간 아이가 없어 마음고생이 많았던 박 씨는 현재는 8살 큰딸과 6살 이란성 쌍둥이를 슬하에 둬 기쁨과 행복이 넘쳐나고 있다. 또 홀로지내는 친정어머니를 다른 형제들을 대신해 가까이에서 봉양하고 있어 효성 지극한 딸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찾는 손님 누구에게나 탁주 1병이라도 덤으로 전하려고 애쓰는 시어머니의 인정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박 씨. 그는 어머니에게서 배운 그대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술을 만들지 않고 찾는 손님의 건강까지 염려하는 ‘정성’을 탁주 속에 담아내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