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당골 칭찬릴레이<낙월면 / 강성재>

기름찌꺼기 제거작업은 일정부분 마무리 됐지만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보상문제가 커다란 과제로 남으며 각지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타르가 휩쓸고 간 잔여가 역력한 섬 안마도. 봄을 기다리는 바닷바람이 차가운 이곳에서 만난 청년 강성재(40)씨.
불혹의 나이에 무슨 청년이냐고 하겠지만 젊은이의 부재로 인해 농어촌에서는 60대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청년대접을 받는 것에 비하면 강 씨는 청년 중에서도 젊은 청년일수밖에.
안마도 월촌리에서 2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20대 후반 서울로 올라가 10여년간 직장생활, 사업 등을 하다 지난 2005년 귀향했다.
“고향을 떠나간 것은 혼기가 돼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젊은 날의 바람이었죠. 화려한 도시로의 탈출 뭐 그런 거 말입니다”라며 객지생활을 하게 된 동기를 밝힌 강 씨는 “차츰 도시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고향의 아버지가 간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셨고 어머니 또한 허리가 많이 아프시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내려 왔습니다”라고 섬에 안주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안마도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게 돼 해수담소화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강 씨는 부모를 봉양하며 고향지킴이가 됐다.
귀향한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안마도청년회장을 맡았던 그는 비록 9명의 적은 회원의 단체이지만 그들의 선봉장이 돼 어르신들을 섬기고 회원들과 합심해 마을에서 일어나는 애·경사에 적극 동참하는 열의를 보이는 등 솔선수범해 주위의 칭송을 듣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나무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 어르신을 위해 회원들과 땔감을 구해다 드리고 홀로지내거나 연로한 어르신들이 하기 힘든 일을 찾아 도움을 주는 등 마을의 아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도시에 살다 부모를 모시기 위해 내려온 것도 고마운데 우리 노인들을 각별히 생각하고 챙기는 것을 보면 이쁘고 고맙지”라며 “우리는 마을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좋지만 결혼도 해야 하고 벌어먹을 것도 많아야 할 텐데…”라고 걱정된 마음으로 말끝을 흐렸다.
70여 가구에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섬 안마도.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부족하고 불편한 것이 많은 낙도에서 선·후배들과 정을 나누며 어른을 공경하고 고향발전을 위하며 섬의 영원한 길라잡이가 될 것을 약속하고 있는 강 씨.
그의 든든한 어깨가 외롭지 않게 올해는 고운 배필을 만나기를 희망해 보며 그와의 만남을 뒤로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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