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온 고향, 희망과 발전으로 행복해지길…”
“찾아온 고향, 희망과 발전으로 행복해지길…”
  • 영광21
  • 승인 2008.02.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옥당골 칭찬릴레이<낙월면 / 강성재>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의 유조선 기름유출은 서해안 일대의 바다를 깊은 악몽에 빠지게 하며 어민들을 시름에 빠트렸다.

기름찌꺼기 제거작업은 일정부분 마무리 됐지만 피해를 입은 어민들의 보상문제가 커다란 과제로 남으며 각지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타르가 휩쓸고 간 잔여가 역력한 섬 안마도. 봄을 기다리는 바닷바람이 차가운 이곳에서 만난 청년 강성재(40)씨.

불혹의 나이에 무슨 청년이냐고 하겠지만 젊은이의 부재로 인해 농어촌에서는 60대 어르신들이 마을에서 청년대접을 받는 것에 비하면 강 씨는 청년 중에서도 젊은 청년일수밖에.

안마도 월촌리에서 2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20대 후반 서울로 올라가 10여년간 직장생활, 사업 등을 하다 지난 2005년 귀향했다.

“고향을 떠나간 것은 혼기가 돼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이유도 있었지만 젊은 날의 바람이었죠. 화려한 도시로의 탈출 뭐 그런 거 말입니다”라며 객지생활을 하게 된 동기를 밝힌 강 씨는 “차츰 도시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고향의 아버지가 간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셨고 어머니 또한 허리가 많이 아프시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내려 왔습니다”라고 섬에 안주하게 된 사연을 전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안마도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게 돼 해수담소화 관리업무를 맡고 있는 강 씨는 부모를 봉양하며 고향지킴이가 됐다.

귀향한 그해부터 지난해까지 안마도청년회장을 맡았던 그는 비록 9명의 적은 회원의 단체이지만 그들의 선봉장이 돼 어르신들을 섬기고 회원들과 합심해 마을에서 일어나는 애·경사에 적극 동참하는 열의를 보이는 등 솔선수범해 주위의 칭송을 듣고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나무를 이용해 난방을 하는 어르신을 위해 회원들과 땔감을 구해다 드리고 홀로지내거나 연로한 어르신들이 하기 힘든 일을 찾아 도움을 주는 등 마을의 아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도시에 살다 부모를 모시기 위해 내려온 것도 고마운데 우리 노인들을 각별히 생각하고 챙기는 것을 보면 이쁘고 고맙지”라며 “우리는 마을 청년들의 도움을 받아 좋지만 결혼도 해야 하고 벌어먹을 것도 많아야 할 텐데…”라고 걱정된 마음으로 말끝을 흐렸다.

70여 가구에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섬 안마도.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부족하고 불편한 것이 많은 낙도에서 선·후배들과 정을 나누며 어른을 공경하고 고향발전을 위하며 섬의 영원한 길라잡이가 될 것을 약속하고 있는 강 씨.

그의 든든한 어깨가 외롭지 않게 올해는 고운 배필을 만나기를 희망해 보며 그와의 만남을 뒤로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