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 박찬석 편집인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심상치 않게 보인다. <한겨레>와 ‘리서치플러스’가 3·1절 당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신임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9.4%를 기록했다. 마침 <경향신문>의 2월 29일치 여론조사도 49.1%를 나타냄으로써 새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있음을 명백하게 확인시켰다. 이는 당선 후 70일, 취임 후 불과 7일의 여론으로는 지나치게 낮은 것이다. 2003년 3월29일 노무현 대통령 지지도가 71.4%, 1998년 2월23일 김대중 대통령 지지도가 84.8%였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더욱 그렇다.
물론 민주화 이후 신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에는 황당할 정도의 거품이 있었고, 이런 거품이 회를 거듭할수록 진정되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92년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 직후 지지율은 최고 93%까지 기록되기까지 했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에는 예전보다 더 냉철한 면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불과 달포 전인 지난 1월 25일만 해도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81.3%(CBS 조사)를 기록했었다. 그랬던 것이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50% 이하로 내려앉았으니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할 리가 없다.
이것은 지난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양자 모두에게 걱정스러운 일이다. 지지했던 사람은 지지했던 대로 실망감을 느끼고 있을 터이고, 반대했던 사람 역시 마냥 ‘거 봐라’ 하고 있기에는 사태가 심각하여 내심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계경제는 날로 어두워지고 국내물가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이러다가 혹시 IMF 환란을 당한 김영삼 짝 나는 것 아닌가?” 하는 말도 들리고, “아니 김영삼은 그래도 양반이었어. 김영삼만도 못한 것 같아” 하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이 틈을 타서 전두환 같은 파렴치한 인물들도 5공의 치적을 자랑하고 나섰다니 정말 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유시민이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유시민의 말대로라면 물론 다행이다. 나 역시 새 정부의 지지율이 더 이상 하락하는 것을 바라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시민의 말은 대체로 부정확할 때가 더 많았기에 이번에도 염려가 된다.
새 정부의 지지율이 이렇게 하락하는 데는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새삼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일로 ‘정책’과 ‘인선’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내각 구성을 매끄럽게 하지 못한 연후에 ‘우리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한 바가 있다. 하지만 ‘약간, 조금’이란 사전적 의미를 품고 있는 ‘일말’이란 단어로 얼버무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 분명히 ‘우리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말했어야 옳았다.
물론 대중사회에서 여론조사 지지율의 의미는 우리의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작을 수가 있다. 여론 추락의 이유에도 정당한 것이 있고 부당한 것이 있을 터이다. 또 대통령은 일시적인 여론에 밀리지 않고 소신껏 일을 하여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지지율 추락으로 이어진 민심의 향배를 겸허한 마음으로 살피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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