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없는 1회성 행사로 전락”
“특색없는 1회성 행사로 전락”
  • 영광21
  • 승인 200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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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비골마라톤대회, 취지 무색한 코스 결정
영광군이 오는 5월25일 개최하는 제4회 굴비골영광마라톤대회 주경기장을 기존 법성포에서 영광읍의 영광스포티움(종합체육센터)으로 변경함에 따라 지역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1회성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은 지난 1월말 체육계와 단오보존회 등 민관합동 간담회를 통해 마라톤대회 출발장소를 지난해 12월 준공한 영광스포티움으로 결정하는 등 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

기존 행사장소로 이용된 법성중 일원이 행사규모에 비해 비좁고 전남지역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스포티움 준공에 따른 체육기반시설의 위용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5㎞, 10㎞, 하프코스 등 3개코스로 진행되는 이번 마라톤대회는 월송초등학교, 와탄교, 법성 해안로에 위치한 제일수산앞 등에서 출발장소로 반환하게 돼 있어 대회 참가자들은 영광∼법성간 4차선 도로를 주코스로 달리게 된다.

지난해 3회 대회에 참가선수단의 출전코스를 보면 전체 3,700여명중 5㎞구간에 1,500여명, 10㎞구간에 1,300여명, 하프구간에 85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될 경우 기록 등에 우선시하는 하프구간 참가자들을 제외하면 여가목적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상당수 많은 외지인들은 특별한 볼거리나 지역이미지를 느끼기보다는 펑 뚫린 아스팔트도로만 달리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 실시이후 현재 전국 각 지자체별로 열리는 마라톤대회가 수백여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영광군이 지역이미지 제고와 이를 통한 지역특산품 예비고객 유치 등 마라톤대회를 기획한 당초 취지와는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특색없는 마라톤대회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재경향우회 소속 ㄱ씨는 “마라톤대회가 무엇을 목적으로 한 것인가.
결국은 지역의 이미지를 살리고 뭐 하나라도 팔아보자는 것 아닌가”라며 “영광의 스포츠시설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대도시에서 보면 그러한 시설과 견줄만한 것은 다른 도시에도 있고 짧은 시간에 지역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는 것은 결국 현장인데 전국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농촌전경만 보며 달리는 도로에서 외지인들이 무엇을 생각하겠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지역 마라톤동호인 ㄴ씨는 “전국의 마라톤 동호인들이 한 곳에 모이는 대회인 만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며 “참가자 상당수가 기록보다는 상대적으로 참가했다는데 의의를 두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다른 지자체의 대회와 차이를 둬 차라리 백수해안일주도로를 경유하는 등의 발상의 전환을 가져보면 좋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역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좋지만 행사를 비좁은 곳에서 하는 것보다는 주차문제 등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영광읍에서 치르는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행사추진을 위한 시간여건상 영광군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