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기 2552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법문
오는 5월 12일 음력 4월 초파일은 부처님 오신 날 입니다.부처님께서는 지금으로부터 2630 여년전 인도 북부 카필라성 룸비니동산에서 탄생하셨으며 출가수행 후 큰 깨달음을 이루시어 성불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이 생로병사의 근본적 괴로움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고통스러운 현실의 모습을 관찰하시고 나서 모든 생명들의 생로병사를 벗어난 즐거운 행복의 길을 깨달아 제시하고자 출가하셨고 6년간의 수행 끝에 생사를 벗어난 참된 행복의 길, 열반락을 증득하셨습니다.
그리고 45년간 길에서 길고 다니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사의 괴로움을 떨쳐내고 행복을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의 길을 전해주고자 힘쓰셨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부처님 오신 뜻을 되새겨 보면서 많은 것을 되돌아 보게 됩니다. 부처님을 참된 안락의 길, 행복의 길을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일국의 왕자의 지위까지 헌신짝 버리듯 던져버리고 출가수행 하셨던 분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작은 것 하나라도 남들보다 먼저 차지하려고 욕심 부리고 서로 헐뜯고 아귀다툼을 일삼고 있지는 않는지, 부귀권세를 차지 하기위해, 또는 헛된 공명심을 위해 남들을 못살게 굴지는 않는지 우리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쓸데없는 욕심 부려봐야 마음 욕심보를 다 채울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채워봐야 생사의 길속에서 우리가 짊어지고 갈수도 없습니다.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盡)이요, 삼일수심무가보(三日修心無價寶)라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백년동안 욕심 부려 재물을 모아봐야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만 단지 3일간만 마음을 닦더라도 한량없는 가치를 지닌 보배가 된다는 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에게 행복의 길을 두 가지로 제시하셨습니다.
첫째, 근본 본성자리에서는 생사 없는 참다운 자신의 근본 마음성품을 깨달아 생사번뇌를 해탈하는 것이 영원한 행복의 길이라고 하셨고 둘째, 현실 생활속에서는 소욕지족(小欲知足)하라고 하셨습니다. 욕심 적게 부리고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마음 비움이야 말로 스스로 행복해 지는 길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현실속에서 계속 마음을 채워가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비울 줄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음을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습니다. 우리들은 부처님 오신 날 스스로의 마음을 되돌아 볼 때입니다. 나의 마음 가운데 있는 욕심을 비울 때 행복의 길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여러분들 자신에게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마음 비움이 궁극에 통할 때 바로 자신이 이 우주 법계의 주인공이요, 삼라만상이 바로 자신과 더불어 둘이 아닌 하나임을 바로 알 것입니다. 바로 그 자리는 모두가 평등한 근본적 가치를 지닌 자리이며, 모두가 다 존엄한 존재들이며, 모두가 다 행복해야 함을 알 수 있는 자리인 것입니다. 바로 우리의 마음을 한번 비웠을 때 우리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오신 날, 마음 비움을 통해 이웃들과 함께 모두 다 행복해지시길 기원합니다. 모두 행복하십시오.
불갑사 만당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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