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돌아온 고향, 소중하고 고마운 곳”
“퇴직후 돌아온 고향, 소중하고 고마운 곳”
  • 박은정
  • 승인 2008.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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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재 / 묘량면
농촌마을의 전형적인 모습과 선조들의 생활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묘량면 삼효리 효동마을. 지난주 유난히 많이 내린 첫눈을 맞고도 꿋꿋이 마지막 가을향기를 전하고 있는 노란국화의 마중속에 찾아간 효동마을에서 만난 이금재(72)씨.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오후였지만 그는 부지런히 무엇인가 하고 있었다.

“별다르게 한 것도 없는데 부끄럽게 찾아오고 그러나”라며 연신 어색함을 털어내지 못하는 이 씨. 그는 이곳이 태생지이지만 직장으로 인해 타지에서 생활하다 9년전 정년퇴직후 돌아왔다. 40년간을 교직에 몸담았던 그는 초임시절부터 10여년간 영광고등학교에 머무르며 지역의 제자들을 키웠고 그 후 광주로 가 교직을 이었다. 수학교과 교사였던 그는 교직에 몸담으면서도 동료 교사들에게 모범이 되며 성실해 대통령 표창을 비롯한 다수의 표창을 수상하며 명예롭게 교직생활을 마감했다.

2남3녀중 장남이었던 그는 객지생활을 마감하고 돌아와 고향에 대한 각별한 정을 쏟으며 생활해 주민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묘량에서 제법 큰마을에 속했던 이곳은 한때는 120여호가 넘으며 번성했지만 지금은 50여호만이 남아있다. 고향으로 돌아와 지난 5년전부터 마을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이 씨는 노인회의 단합과 친목을 위해 앞장서고 마을의 어른임에도 손수 나서 마을청소와 마을가꾸기에 앞장서 몸소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이 씨는 “오랫동안 외지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고향은 어머니 품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곳이다”며 “최근 문화·역사마을가꾸기 사업이 한창 진행되며 여러가지 마을발전을 꾀하고 있어 반갑지만 소득사업에 따른 이권다툼으로 예전 인심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된다”고 마을발전 뒤에 찾아올 부작용을 걱정했다.

우수한 문화와 역사적 소재를 발굴하고 보존·육성하기 위해 문화·역사마을가꾸기사업 마을로 지정된 이곳 효동마을은 청소년들이 선조들의 생활모습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기공식을 갖고 건설중에 있는 효사랑관은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체험학습장을 제공하며 문화관광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이 씨는 문화·역사마을가꾸기사업 추진의 조력자이자 협력자이면서도 앞뒤전후를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사업추진이나 처한 환경과 실정에 맞지 않는 이론에 입각한 모양새를 따라가 본래의 의미가 실추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노심초사다.
마을사랑, 주민사랑 그리고 이어질 후대까지 아끼고 사랑하는 이 씨는 수학교사를 오래 지낸 사람답게 정확한 공식과 풀이로 마을을 리드하며 스스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