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소, 돕는 소, 섬기는 소’처럼 아낌없이 나누며 살아간다
‘먹는 소, 돕는 소, 섬기는 소’처럼 아낌없이 나누며 살아간다
  • 박은정
  • 승인 2009.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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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기축회
기축년(己丑年) 소띠해 설 명절을 맞이했다. 국가 경제와 정치가 악화일로에 있지만 새해를 맞은 사람들은 담담하게 우보천리(牛步千里)를 되뇌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우직하게 터를 일구는 소처럼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는 대한민국이기를 소망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일 점심 무렵, 영광읍내 한 음식점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삼삼오오 또는 둘씩 짝을 이뤄 들어오는 모습이 부부모임 같기도 하고… 수가 제법 많은 것으로 보아 일반적인 작은 계모임 같지는 않아 보이는 이들. 이 모임은 올해 자신의 해를 맞이한 기축년 소띠생들의 단체로 새해 첫 모임을 갖는 자리였던 것.

염산면에 살고 있거나 염산이 고향인 소띠 동갑내기들의 모임인 염산기축회(회장 박종수)는 30년을 넘게 만나오며 우정을 돈돈히 쌓아온 단체로 거슬러온 세월의 깊이만큼 서로간의 정도 유난하고 남다르다.

“우리들의 해 멋진 여행이라도 다녀와야죠”
32명의 회원이 3개월에 한번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있는 염산기축회는 다른 읍면의 또래모임보다 단합이 잘되고 단체가 활성화돼 모범이 되며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모임발족 초기부터 지금까지 부부가 동반해 모임을 갖고 있어 회원 아내들 또한 남편들 못지않게 가까워져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염산기축회 회원들은 30대 초반 젊은 청년들이 만나 귀밑머리가 희긋희긋한 노년이 됐지만 회원 서로간에 위하는 마음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푸르러져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아름답게 성장해 있었다.
정기적인 모임 외에도 매년 마님(?)들과 여행을 다니며 ‘행복충전’ ‘사랑충전’을 해온 이들은 올해는 환갑을 기념하는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홍콩으로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여행을 준비 중에 있는 이들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한껏 부풀어 있다.

“남은여생 멋지게 설계하며 건강하게 살자”
회장 부회장 총무 재무 감사 등의 임원을 두고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이들은 매월 만나지는 못하지만 회비를 다른 모임보다는 넉넉히 거둬 여유로운 재정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회장을 맡은 박종수씨는 “올해 회갑을 맞은 친구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며 앞으로 남은 여생도 즐겁게 살아가자”며 “회갑을 맞아 특별히 계획중인 기념여행이 차질없이 치러지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지금까지 해왔듯 변함없는 우정으로 친목을 더욱 돈독히 하자”고 당부했다.

부모초상, 자녀결혼 등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친구나 가족이 아프다거나 어려운 일에 처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위로하고 격려하는 가장 가까운 친구로 애·경사를 살뜰히 챙겨 온 이들은 여전히 값진 우정을 쌓아나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자녀도 결혼시키고 손자손녀도 본 할아버지 할머니답지 않게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며 각자의 삶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염산기축회는 우직하고 순하며 충성스러운 소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모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