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가신 님 넋 기리며 아픔 나눠”
“먼저 가신 님 넋 기리며 아픔 나눠”
  • 박은정
  • 승인 2009.05.3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 영광군지회
현충일과 6·25 등이 들어있는 6월은 나라를 지킨 공을 세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군인, 경찰로 지내다 순직한 이들의 아내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전몰군경미망인회 영광군지회(지회장 김금례)도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남다른 감회가 교차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싸우거나 일하다 순직한 미망인 14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활동하는 전몰군경미망인회 영광군지회는 70~80대 회원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노령인 탓에 치매 또는 중풍을 앓으며 홀로 불편한 생활을 하는 회원이 많지만 다소 젊은 회원들이 보호자 노릇을 하며 위로하고 있어 그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특히 16년째 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금례 지회장은 손수 자비를 들여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방문해 가사·목욕서비스, 생일잔치 등을 펼치며 위문품과 위문금을 전달해 훈훈함이 더하고 있다.

또 생활환경이 어려운 회원들의 병원방문을 돕고 친자녀들도 꺼려하는 대·소변을 치우는 등 정기적으로 찾아가 그들의 안부를 살피고 보호자 역할을 대신하며 솔선수범해 봉사하고 있다.

나라에 남편을 받치고 홀로 남겨진 미망인들은 국가유공자 유족이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굽히지 않고 떳떳하게 생활하면서 같은 처지의 미망인들과 서로 의지하며 남은 여생을 꾸려가고 있다.

“대전 현충원에서 먼저 떠난 남편의 넋을 기리며 기일을 대신합니다”라며 먼곳에 슬픈 시선을 두는 회원들.
이들은 “남편을 잃고 혼자 지내면서 외롭다는 생각보다는 남겨진 자식들을 잘 키워야 된다는 책임감으로 앞만 보고 살아왔습니다”라고 지난 시절을 회상했다.

전몰군경미망인들의 힘겹고 외로운 삶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많은 국가유공자들에게 물질적보상과 정신적 예우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 공헌과 희생에 비해서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미망인들이 받는 어려움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도, 채워줄 수도 없는 것.
미망인, 이름만 들어도 안타깝고 안쓰러운 생각에 한쪽 가슴이 아련하다.
다가오는 호국보훈의 달 우리는 아픔을 함께 어우르며 그들을 돌아보면 어떨까.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