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주 <백수읍 생활지도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며칠간 처져있던 마음에 생기를 ‘확’ 불어넣어 주는 웃음이 유난히 인상 깊게 다가오는 김 씨는 백수읍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생활지도사 일을 하고 있다.
자녀와 이웃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독거노인들을 주1~2회 정기 방문해 노인들의 안부를 살피고 있는 김 씨는 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에 앞서 노인들을 한번이라도 더 찾아가며 그들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2007년 선발된 생활지도사중 가장 맏언니인 김 씨는 담당한 구역을 책임 있게 돌며 노인들의 손과 발이 돼 보호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현재 백수읍 장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 씨는 축협에 근무하다 퇴임한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로 광주에서 30여년간 생활하다 1남1녀가 모두 출가하자 다시 귀향했다. 고향으로 돌아와 소일거리를 찾던 김 씨는 지금 하는 일에열심히 임하고 있다.
특히 본연의 일 말고도 어르신들이 연로한 탓에 미처 하지 못한 불편한 상황들을 해결해 주며 친구 또는 동생 같은 따뜻한 정을 나눠 활동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김 씨는 “일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는 면도 있겠지만 오히려 제가 더 건강해지고 활기가 넘쳐 즐겁다”며 “남편을 비롯한 아이들 그리고 친구들까지 제 일을 도와줘 편안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방문하고 있다”고 만족을 밝혔다.
무엇이든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이라면 아낌없이 전달하는 김 씨의 정성을 알아차린 지인들은 간식과 생활용품 등을 챙겨주며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는 것.
정옥자 백수논산·대신진료소장은 “김 여사님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환하게 웃는 모습이 가장 큰 매력이다”며 “진료소까지 나올 수 없는 어르신들을 직접 모시고 와 진료를 받게 하는 등 어르신들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젊은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고 전했다.
구수리 한 어르신은 “매주 찾아와 필요한 물건을 구해다 주고 잔심부름을 해주는 김 씨는 자식보다 더 소중한 사람이다”며 “특히 나이가 지긋해 만나서 마음을 속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말동무가 돼 더욱 반갑고 좋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보가 온 세상을 시름에 잠기게 했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은 하나둘 다시 평정을 찾고 있다. ‘삶과 죽음은 한조각 자연과 같다’는 유언 일부가 공허에 빠져들게 했지만 그래도 인생을 가치있게 채워가는 사람들이 있어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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