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자 27 - 우리아이 그림책과 함께!

우리 몸 중에서 가장 반대되는 건 무얼까? <입이 똥꼬에게>는 딸에게 들려 줄 재미난 이야기를 찾던 중 ‘만약 똥꼬가 없다면?’하는 작가의 엉뚱하고도 재미난 상상력으로 글과 그림이 탄생된다. 과연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어디며, 없어도 될 곳은 어디일까?
어느 날, 고상하고 우아한 입은 자기 자랑에 빠져있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생일 케이크의 촛불도 자신이 끈다며 으쓱해 한다. 그러자 코, 입, 귀, 손, 발이 뒤질세라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때 똥꼬가 뿌지직 소리를 내며 똥을 싼다. 눈, 코, 입, 귀는 더럽고 못생긴 똥꼬가 창피하다며 없어지길 바란다.
똥꼬가 없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황홀한 날들이 쌓이고 쌓여서 똥꼬로 빠져나가지 못한 똥은 거꾸로 거꾸로 오르고 올라서 입으로 튀어나오게 된다. 입뿐만 아니라 똥꼬를 업신여긴 눈, 코, 귀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 일을 통해 입은 똥꼬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입말체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굵은 먹선을 이용한 그림을 통해 더욱 생동감 있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각 기관의 특징이 잘 살아나 재미가 더 하다.
2008년 그림책 부문에서 황금도깨비 대상을 수상하기도 한 <입이 똥꼬에게>는 똥꼬의 소중함뿐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해 나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지선아 <동화 구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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